벤투감독과 포옹하는 손흥민[포토]
손흥민이 6일(현충일) 대전월드컵경기전에서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평가전 대한민국과 칠레의 경기 후반 막판 교체되며 벤투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2022.6.6.대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2026년부터는 ‘싱거운’ 월드컵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캐나다·멕시코·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출전국을 48개국으로 늘린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일 아시아 지역 월드컵 예선 방식을 공개했다.

일단 아시아에 주어지는 월드컵 진출 티켓은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대폭 늘어난다.

사실상 한국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월드컵 연속 진출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차 예선부터 참가한다. 네 팀씩 9개 조로 편성돼 각 조 상위 두 팀이 최종예선에 나간다. 최종예선에서는 3개 조로 나뉘어 총 18팀이 본선 진출을 놓고 다툰다. 각 조 1~2위가 월드컵으로 직행하고 3~4위가 플레이오프를 통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는다.

한국은 FIFA 랭킹상 이란, 일본과 함께 톱 시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두 팀을 피하면 월드컵으로 가는 난이도가 기존에 비해 훨씬 낮아진다. 만에 하나 랭킹이 떨어져 톱 시드를 얻지 못한다 해도 최종예선에서 2위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올해 카타르월드컵까지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 등에 이어 여섯 번째 기록이다. 한국의 월드컵 연속 출전 기록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월드컵 출전국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대회 수준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는 기존 5장에서 9장으로 본선행 티켓이 늘어났다. 북중미는 3.5장에서 6.5장으로, 남미는 4.5장에서 6.5장으로, 오세아니아는 0.5장에서 1.5장으로, 유럽은 13장에서 16장으로 늘어났다. 기존에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16팀이 대회에 출전하는 만큼 특히 조별리그에서 강팀과 약팀의 경기력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토너먼트 정도는 돼야 월드컵다운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최대한 많은 팀에게 월드컵을 경험할 기회를 주기 위해 출전국을 늘린다는 주장한다. 하지만 이를 순진하게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FIFA가 결국 돈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대다수가 알기 때문이다. 경기수가 늘어나면 중계권 수익이 상승하고 더 많은 미디어 노출로 스폰서를 통해 매출까지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FIFA를 비롯한 유럽축구연맹(UEFA) 등 국제 기관들은 최근 상업적인 부분에 집중하며 매출 증대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실제 월드컵 참가국은 과거 24개국에서 32개국, 그리고 이제 48개국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행보로 돈은 벌 수 있겠지만 대회의 위상과 수준이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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