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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윤세호기자] “솔직히 지금 최대치를 뽑고 있다고 본다.”
전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LG 이호준 타격 코치는 타자들이 이미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많은 홈런이 나올 줄은 몰랐다며 선수들이 매 타석에서 보여주는 집중력과 준비 자세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LG는 전반기 84경기에서 타율 0.270 72홈런 OPS 0.748로 타격지표 세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저조한 득점력을 돌아보면 상전벽해였다.
그런데 최대치가 아니었다. 후반기에 더 뜨겁다. LG는 지난 18일 문학 SSG전까지 후반기 19경기에서 타율 0.293 26홈런 OPS 0.843을 기록했다. 더 정확하고 강하게 때린다. 타율이 오른 것은 물론, 경기당 홈런이 전반기 0.86개에서 후반기 경기당 홈런 1.37개로 치솟았다.
상대 투수를 가리지 않고 방망이에 불이 붙은 결과다. 지난 16일 잠실 삼성전에서 평균자책점 2.68의 알버트 수아레즈를 상대로 안타 10개를 터뜨려 6점을 뽑았다. 18일 문학 SSG전에서는 투수 골든글러브 후보인 윌머 폰트에게 홈런 3개 포함 안타 10개를 기록하며 또 6점을 냈다. 4번 타자 채은성은 첫 타석에서 초구에 이어 3구로 들어온 커브를 놓치지 않고 적시타를 만들었다. 이어 오지환은 151㎞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6회 문성주는 슬라이더, 로벨 가르시아는 속구를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렇게 에이스 투수를 압도하면서 분위기는 정점을 찍는다. LG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 눈빛이 달랐다”며 2회초 5실점을 딛고 역전한 지난 17일 잠실 삼성전 더그아웃 기류를 설명했다. 타격은 자신감이다. 대량 득점 경기가 꾸준히 나오는 만큼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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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부분은 삼진 또한 가장 적다는 것이다. 올시즌 LG 타선이 당한 삼진 숫자는 647개로 이 부문 최소다. 1위 한화의 931개보다 284개가 적다. 홈런에 세금처럼 붙어다니는 삼진이 적고 출루율과 장타율은 높다. 출루율은 0.350으로 리그 2위, 장타율은 0.416으로 리그 1위다.
이호준 타격 코치는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지난해까지 LG 타자는 변화구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이제는 타자들이 변화구 타이밍을 유도해 변화구를 공략한다. 이게 쌓이면서 상대 투수가 변화구 던지는 것을 주저한다. 홈런이 늘어난 것은 예측 타격이 잘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41경기 남았다. LG는 2년 연속 정규시즌 마침표를 제대로 찍지 못했다. 2020년에는 정규시즌 마지막날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2021년에는 끝까지 1위 경쟁을 했지만 3위에 그쳤다. 고비에서 늘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1차 목표인 2위 사수를 달성하려면 끝까지 꾸준해야 한다. 열흘 내로 규정 타석에 진입할 문성주, 궤도에 오르는 로벨 가르시아 등 하위 타순도 뜨겁게 타오르며 지뢰밭 타선을 유지한다면, 지난 2년과 다른 분위기로 포스트시즌에 진입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