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털링
밴텀급 타이틀 2차 방어전에 성공한 알저메인 스털링(33·미국). 사진 | UFC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왼팔 부상으로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싸우려는 의지는 멈출 수 없었다.

밴텀급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33·미국)이 23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린 ‘UFC 280: 올리베이라 vs 마카체프’ 코메인 이벤트에서 UFC 타이틀 2차 방어전을 치렀다. 스털링은 전 챔피언 T.J. 딜라쇼(36·미국)와의 대결에서 2라운드 3분 44초 TKO 승을 거뒀다.

스털링은 지난해 3월 열린 표트르 얀(29·러시아)과의 타이틀전에서 얀이 실격패하면서 밴텀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경기 내내 얀이 압도한 상황이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반칙을 저질렀다. 팬들은 얀의 반칙패로 스털링이 챔피언에 오른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4월 열린 UFC 273 얀과의 리매치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의심을 극복했다. 스털링은 이번 딜라쇼와의 대결에서 다시 한 번 챔피언 자격을 증명하고자 했다.

딜라쇼는 UFC 밴텀급 2회 챔피언이자 타이틀전 최다승 기록 보유자이다. 현란한 엇박자 스텝과 페이크 모션, 치고 사각으로 빠지는 기술을 장점으로 한 변칙 무에타이, 일명 ‘뱅 무에타이’가 특기이다. 그는 자신이야말로 UFC 밴텀급 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털링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그는 딜라쇼를 오만하다고 평하며 “눕혀서 파운딩으로 흠씬 두들겨 패주겠다. 겸손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둘은 계체에서 똑같이 135파운드(약 61.2㎏)로 통과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날 더블 타이틀전을 치르는 찰스 올리베이라(33·브라질)와 이슬람 마카체프(31·러시아)도 똑같이 라이트급 154.5파운드(약 70㎏)로 계체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딜라쇼
T.J. 딜라쇼(36·미국). 사진 | UFC

스털링은 딜라쇼를 상대로 테이크다운과 파운딩, 초크 등 엄청난 공세를 펼쳤다. 딜라쇼는 시작부터 왼팔 부상으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1라운드에서 끝날 뻔한 상황이었지만 딜라쇼는 경기를 계속했다.

2라운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스털링은 상위 포지션을 점했고 딜라쇼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스털링의 파운딩에 심판 제지로 경기가 종료됐다.

스털링은 경기 후 잔망스러운 춤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딜라쇼는 “4월에 훈련 캠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고 계속 탈골 상태였다”라고 부상 사실을 전했다. “심판에게 스톱 사인을 보내지 말라고 전했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에서도 경기를 멈출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챔피언 자리를 지켜낸 스털링은 통산 전적 25전 22승 3패를 기록했다. 반면 딜라쇼는 22전 17승 5패를 기록했다.

한편, 제 3경기에는 전 밴텀급 챔피언이자 랭킹 1위 표트르 얀(29·러시아)과 랭킹 11위 ‘떠오르는 슈퍼스타’ 션 오말리(27·미국)의 대결이 펼쳐졌다. 접전 끝에 오말리가 3라운드 스플릿 판정승을 거둠에 따라 스털링을 상대로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