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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역시 슈퍼스타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대포를 쏘아올리며 기세를 한 번에 가져왔다. 더불어 세리머니까지 강렬했다. 메이저리그(MLB) 특급 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연상하게 하는 배트플립으로 고척돔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키움 외야수 이정후(24)가 플레이오프(PO) 3차전 배트플립 순간을 돌아봤다.
이정후는 28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LG와 PO 4차전을 앞두고 전날 PO 3차전 7회말 솔로포 후 배트플립에 대해 “정말 나도 모르게 배트플립이 나왔다. 배트플립에 대한 생각을 전혀 안 했는데 나도 모르게 배트를 던졌다”고 했다.
그만큼 극적인 홈런이었다. 7회초까지 3-4로 끌려가고 있었고 앞타자 임지열이 대타 투런포로 역전을 이끌었다. 이어 이정후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려 순식간에 키움이 승기를 잡았다.
이정후는 “평소에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기세 싸움이다. 세리머니 같은 게 필요하고 허용도 된다”며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야구장에서는 다 똑같은 야구선수라고 생각한다. 팬분들도 이런 모습이 나와야 야구에 더 흥미를 느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홈런 친 후에는 이런 생각을 해서 배트플립을 한 게 아니다. 정말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재차 웃었다.
주위 반응에 대해서는 “멋있었다고 얘기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친구 한 명이 악플아닌 악플을 캡쳐해서 보내줬는데 괜찮다. 좀 건방지다는 댓글이었는데 크게 신경은 안 쓴다. 이런 댓글도 받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야구의 일부분”이라며 “시리즈가 끝나면 배트플립도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일단 멋있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좋아해주신 팬분들도 계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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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PO 3차전에서 개인 통산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친 것에 대해서는 “내가 홈런 타자는 아니라서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홈런이 없었던 것에 대해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다. 언젠가는 하나 치겠지 생각했는데 다행히 좋은 상황에서 홈런이 나왔다. 팀이 지고 있거나 시리즈가 기운 상황이 아닌 중요한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라 기분 좋았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이번 PO 시리즈 3경기에서 타율 0.583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 남은 가운데 정상무대에 오를 경우 PO 시리즈 MVP 확률도 높다. 이날 PO 4차전에서도 이정후는 3번 타자 중견수로 출장한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