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안우진 \'한유섬 삼진 처리하고 주먹 불끈\'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SSG와 경기 4회말 2사1루 상대 한유섬을 삼진아웃 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윤세호기자] 누가봐도 시리즈 분수령이다. 2승 2패 시리즈 전적 동률에 서로 에이스를 내세웠다. 역사는 동일한 상황에서 5차전 승리팀이 9번 중 8번 정상에 올랐다고 말한다. 즉 에이스 대결 승리가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담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중요한 ‘왕좌의 게임’이었고, 왕관이 이동했다.

키움 안우진이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100개를 던져 6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4사구 4개를 내주고 삼진 6개를 빼앗으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7㎞, 슬라이더도 최고 146㎞가 찍혔다. KBO리그에서 안우진만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MLB) 에이스 같은 투구를 펼쳤다.

기록 그대로 언터쳐블이었다. 타자 입장에서는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을 던졌다. 시속 150㎞ 후반대 하이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관통했다. 전력으로 배트를 돌려도 안우진의 공은 이미 포수 이지영의 미트로 들어간 뒤였다. 스트라이크존 하단도 절묘하게 사용했다. 슬라이더 혹은 커브를 던져 타자들의 시야를 위아래로 마음껏 흔들었다.

위기도 없진 않았다. 5회말 최주환과 승부에서 배트가 부러져 우전안타가 됐고 1사 1, 3루로 몰렸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성현을 힘으로 압도해 유격수 땅볼, 병살타 처리했다. 6회 2사 만루에서는 후안 라가레스를 날카롭게 회전이 걸린 커브로 유격수 플라이 처리했다. 모든 구종이 무결점인 이날 안우진의 투구였다.

[포토]힘차게 공 뿌리는 키움 안우진
키움 안우진이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 11. 7.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반면 SSG 에이스 김광현은 초반 위기를 넘어서지 못했다. 84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7안타 3실점했다. 삼진 4개를 잡고 볼넷 3개를 내줬다. 노림수를 피하기 위해 던진 커브가 상대 배트에 걸려 안타로 이어졌다. 1회 적시타, 2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안우진의 투구와 비교하면 힘과 정교함 모두에서 밀렸다.

15년 전에는 반대였다. 당시 주인공은 만 18세 김광현이었다. SK 신인 투수였던 김광현은 자신의 힘으로 2007 KS 흐름을 바꿔놓았다. 당해 MVP이자 22승을 거둔 두산 특급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와 선발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7.1이닝 9삼진 무실점 괴력투로 시리즈 전적 2승 2패 동률을 만들었다. 반면 리오스는 1차전 완봉승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4점을 헌납해 패전투수가 됐다. 한국 야구 새 에이스가 등장하는 순간이었고 SK는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다.

김광현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 SK 선발투수 김광현.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시간이 흘러 정상 대결에서 새로운 왕이 탄생했다. 2022 KS 5차전은 2007 KS 4차전처럼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인 경기로 남게 됐다. 9회말 김강민의 끝내기 홈런이 터진 SSG가 승리했지만 한국 야구 에이스의 얼굴은 김광현에서 안우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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