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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박지수(가운데). 사진제공 | WKBL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박지수만 돌아오면 강력한 우승후보다.”

여자프로농구(WKBL) 개막 초반 최대 이변을 꼽자면 청주 KB스타즈의 부진이다. 충격의 개막 3연패에 빠졌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꽤 심각해 보인다. ‘대들보’ 박지수(24)의 부재가 뼈아프다.

KB는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인 10월30일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77-84로 졌다. 주축 선수들이 힘을 냈지만, 수비에서 신한은행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후 4일 우리은행을 만나 60-78의 완패를 당했고, 6일에는 삼성생명과 붙어 55-66으로 패했다. 시작은 인천 원정이었지만, 이후 두 경기는 모두 홈에서 열렸다. 홈팬들 앞에서 체면을 단단히 구긴 셈이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3경기 평균 13.7점 4.0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올리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김민정이 15.3점 6.3리바운드 1.7어시스트로 팀을 이끌고 있다. 부쩍 성장한 가드 허예은도 14.0점 5.0리바운드 6.3어시스트로 좋다. 김소담이 4.3점 5.3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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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박지수. 사진제공 | WKBL

문제는 박지수의 부재다. 지난 시즌 21.2점 14.4리바운드에 어시스트도 4.8개나 올렸다. 1.8블록도 있다. 공수 최고 핵심 선수다. 2021~2022시즌 득점상, 리바운드상, 2점야투상, 우수수비상, 윤덕주상(공헌도 1위), 베스트5에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쥐며 7관왕에 올랐다. ‘박지수 천하’라 했다. KB도 통합우승을 품었다. 2018~2019시즌 이후 두 번째 통합우승이다.

지난 시즌만 잘한 것도 아니다. 2020~2021시즌에는 22.3점 15.2리바운드 4.0어시스트 2.5블록을 올렸다. 그리고 이 시즌에도 7관왕(득점상, 2점야투상, 블록상, 리바운드상, 윤덕주상, 베스트5, 정규시즌 MVP)이다. 프로 통산 기록이 15.9점 12.6리바운드 3.7어시스트 2.2블록이다.

이 정도의 선수가 빠졌다. 공황장애로 인해 이탈한 상태다. 지난 7월31일부터 훈련 및 실전을 중단했다. 국가대표 명단에서도 빠졌다. KB 관계자는 “박지수가 성과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많이 느꼈다. 어린 나이에 중심 역할을 했고, 압박감을 많이 느낀 것으로 보인다. 치료가 중요하다. 쉬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만 18세에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시작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신장 196㎝에 힘과 기술을 겸비한 자원. KB도 단숨에 최강팀이 됐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없으면 안 되는 선수가 됐다. 덩달아 박지수가 느끼는 스트레스도 커졌다. 조금만 못해도 팬들의 비판과 비난이 이어졌다. 악플을 두고 “농구 그만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리고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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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박지수. 사진제공 | WKBL

KB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간다. 박지수가 없는 티가 ‘확’ 나는 탓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뛰게 할 상황도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결국 있는 선수들로 해야 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박지수 부재의 그늘이 넓게 드리운 상태다.

시즌 전 전문가들은 KB를 우승후보로 놨다. 단, 조건이 붙었다. ‘박지수가 돌아오면’이라 했다. 언제 복귀할지 지금 시점에서는 알 수 없다. 당장 복귀를 결정한다고 해도, 경기에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부터 시간이 필요하다. 실전 투입은 더욱 그렇다. KB에게 인고의 시간이 계속될 전망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