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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권아솔(왼쪽)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2’ -73㎏ 계약체중 매치에서 나카무라 코지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제공 | 로드FC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한 경기에서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무려 두 번의 경고가 주어졌다. 역대급 졸전을 펼쳤지만, 파이트머니는 그대로 받아간다.

‘악동’ 권아솔(36·프리)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2’ -73㎏ 계약체중 매치에서 나카무라 코지(37·일본)에게 패했다.

앞서 17일 계체량 행사에서 권아솔은 -73㎏ 계약체중 경기에 4.5㎏을 초과한 78㎏으로 계체량 통과에 실패했다. 지난 5월 로드FC 060에서 남의철과 대결을 앞뒀을 때도 100g이 초과되며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여러 격투 커뮤니티에서는 권아솔에 대해 “선수로서 기본이 안 됐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체중을 한참 오버했다는 것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며, 무엇보다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이유에서다.

권아솔은 지난 로드FC 013에서 나카무라 코지에게 패배한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파이터들에게 복수를 선언했다. 그 첫 타깃이 바로 나카무라 코지였다. 권아솔은 일본으로 연락도 없이 찾아갔다. 나카무라 코지는 정식 경기로 붙자고 했다.

단, 권아솔이 100g이라도 계체를 통과하지 못하면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고, 통과에 실패하면 권아솔의 파이트머니 50%를 나카무라 코지에게 주는 조건이었다. 체급도 나카무라 코지의 요청에 따라 -73㎏ 계약체중으로 진행하게 됐다.

나카무라 코지는 72.5㎏으로 계체를 통과했다. 그는 권아솔이 계체에 500g도 아니고 4.5㎏씩이나 실패하자, 큰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계체 실패로 시합이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도 싸우러 왔고, 기다려 준 팬들에게 보답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싸우려고 마음을 먹었다. 권아솔의 건강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건강이 괜찮아진다면 경기를 하고 싶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대결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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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권아솔(왼쪽)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2‘ -73㎏ 계약체중 매치에서 나카무라 코지와 대결을 펼치고 있다. 제공 | 로드FC

권아솔은 모두의 우려 속에서 경기에 나섰다. 권아솔은 경기 시작 전 감량 실패로 10점 감점을 받고 경기를 치렀다. 나카무라 코지는 신중하게 주먹을 맞댔고, 권아솔도 섣불리 공격하지 못했다. 다소 소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 운영이었다. 결국 나카무라 코지는 소극적인 경기로 경고를 받았다.

2라운드에서도 소극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한일 두 파이터는 기대만큼 뜨거운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나카무라 코지에게는 다시 한 번 경고가 주어졌다. 경기 마지막에 나카무라 코지는 권아솔을 상대로 태클 후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가했다.

역대급 졸전 결과, 나카무라 코지는 3라운드 심판 전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나카무라 코지는 “이긴 것은 기쁘지만, 소극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에 아쉽다. 기대와 응원이 있다면 다음 경기에는 더 잘 하도록 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권아솔은 “사과의 절을 올리겠다”라며 사죄했다. “대회를 망쳐 팬 분들과 관계자 분들께 죄송하다. 경기를 해준 나카무라 코지에게도 감사하다. 나카무라 코지와 세 번째 시합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라고 선언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