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쇼미더머니’ 사상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탄생했다.

30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 11’ 파이널 무대에서 이영지가 1억 원의 상금과 함께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시즌 최다 도전자, 3만 명이 지원한 시즌 11에서 대한민국 힙합의 현재를 증명하는 NEW ONE(뉴 원) 래퍼로 인정받은 것. 특히 ‘고등래퍼 3’ 우승에 이어 3년 만에 도전한 ‘쇼미더머니 11’에서 왕좌를 차지해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1.03%(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종편과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1539 타깃 1위, 2049 남녀 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이영지, 자이언티, 원슈타인이 함께한 ‘HUG’(허그) 무대는 1.4%까지 치솟았다.

총 2라운드로 진행된 파이널 경연에는 팀 슬레이(박재범·슬롬)의 이영지, 팀 알젓(저스디스·알티)의 던말릭과 허성현, 팀 그릴즈(릴보이·그루비룸)의 블라세가 참가했다. 1라운드는 톱4의 단독 무대, 2라운드는 프로듀서 합동 무대로 꾸려졌다.

1라운드의 포문을 연 주인공은 이영지였다. 이영지는 첫 번째 라운드에서 슬롬이 프로듀싱한 ‘HUG’로 따스한 위로를 전했고, ‘회전목마’의 흥행 주역 자이언티와 원슈타인이 함께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ORIGINAL’(오리지널)이라는 곡으로 두 번째 무대에 선 던말릭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타고난 박자감과 강약 조절의 귀재다운 랩 실력을 쏟아냈다. 그의 무대에는 시온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블라세는 독무대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신 팀 그릴즈 멤버들이 무대 위 갱단 콘셉트로 깜짝 등장해 짜릿한 전율을 안겼다. 노윤하, 칠린호미, 키츠요지, 플리키뱅, 폴로다레드의 에너지를 받은 블라세는 그루비룸이 프로듀싱한 ‘Chosen1’(초즌 원)으로 UK드릴 랩의 정수를 보였다. 마지막 무대에 오른 허성현은 경쾌하고 레트로한 느낌의 곡인 ‘See you!’(씨 유)로 스타일리시한 랩을 녹여냈다. WSG워너비 SOLE(쏠)이 피처링했다. 1라운드 투표 집계 결과 이영지가 1위에 올랐고 허성현, 던말릭, 블라세가 차례대로 뒤를 이었다.

2라운드에서 이영지는 슬롬, 박재범과 함께 우승을 향한 ‘Dejavu’(데자뷰) 무대를 준비했다. ‘고등래퍼 3’ 우승의 순간을 재현한 공연으로, ‘두려워하지 말고 반복되는 상황을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박재범이 보컬을 맡아 중독성 있는 훅을 만들었고, 이영지는 폭발적인 속사포 래핑으로 현장을 압도했다. 알티와 저스디스는 던말릭의 실력과 매력이 확실히 드러날 수 있는 비트를 선사했다. ‘욕조’라는 콘셉트로 던말릭은 그간의 부담을 에너지로 치환한 무대를 선보였다. 던말릭의 타이트한 래핑에 이어 마마무 출신의 휘인이 세련된 가창력을 곁들였고, 저스디스가 랩과 보컬로 힘을 보탰다.

블라세는 ‘Diamonds’(다이아몬즈)로 2라운드를 찾았다. 음악을 하면서 겪은 시련들과 변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풀어낸 곡으로, 블라세와 릴보이의 환상적인 랩 케미스트리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허성현은 자신이 직접 인트로를 만든 ‘Way up’(웨이 업)으로 파이널 경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피처링을 맡은 카모가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고, 저스디스는 경지에 오른 실력을 뽐냈다. 최종 결과로 4위 던말릭, 3위 블라세가 호명되면서 이영지와 허성현은 자동적으로 최종 2인에 이름을 올렸다.

쇼미더머니

MC 김진표의 입에서 나온 우승자의 이름은 이영지였다. ‘쇼미더머니’의 11번째 주인공이 된 이영지는 “2라운드 곡 제목이 ‘데자뷰’다. 여러분들이 보셨던 광경을 또 한 번 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데자뷰’라는 곡의 완성을 우승으로 시킨 것 같다”며 “‘쇼미더머니’라는 긴 여정 동안 정말 많은 실력자를 만났고 많은 한계에 부딪혔는데 아직도 너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제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이고 여기 있는 모든 이의 여정도 지금부터 시작이다”라고 벅찬 소회를 남겼다.

이어 “팀 슬레이 오빠들 너무 고맙다. 저를 좋은 길로 인도해주신 재범 님, 슬롬 님이 안 계셨다면 절대 못 했을 성공이다. TOP4를 포함해서 3만 명의 모든 참가자들, 진표 형님께서도 다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보겠다. 앨범 내겠다”고 덧붙였다.

프로듀서 박재범은 이영지에게 단 하나뿐인 우승 목걸이를 걸어주며 축하를 보냈다. 슬롬은 “영지가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물로서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억울한 일도 많아 제가 가슴이 아팠는데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트랙을 맡겨주신 재범이 형께도 감사하다. ‘쇼미더머니’에 관해서 입이 너무 근질거리는데 경연 프로그램으로의 오락보다는 참가하는 사람들이 발전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조금만 더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MZ세대의 아이콘이자 예능 대세인 이영지는 ‘쇼미더머니 11’ 출연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지원 동기로 ‘곡해되지 않는 진심’을 들려주고 싶었다는 그는 매 경연마다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녹인 가사들과 타고난 발성, 탁월한 랩 실력으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실수와 위기도 있었지만 팀 음원 미션, 본선, 세미 파이널 그리고 파이널까지 거치며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과 납득할 수밖에 없는 실력으로 성장 서사를 완성했다.

한편, 파이널 무대 음원들은 31일 낮 12시 각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쇼미더머니 11’ 전국 투어 콘서트는 내달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인천, 대구에서 진행된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쇼미더머니11’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