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전주 KCC가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최하위권이었는데 어느새 승률 5할에 순위도 5위다. 그 중심에 이승현(31)이 있다. 팀의 완벽한 반등을 이끈 선수다. ‘효자 FA’ 소리가 나온다.
2라운드까지 KCC는 7승 11패, 승률 0.389로 9위였다. 6위 서울 삼성과 승차가 0.5경기였기에 아주 추락했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전력을 고려하면 아쉬운 자리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 달라졌다. 3라운드 9경기에서 6승 3패를 찍었다. 수원 KT-서울 삼성과 함께 리그 공동 1위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 성적도 13승 14패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3일 캐롯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14승 14패, 승률 5할을 마침내 맞췄다. 리그 단독 5위. 지난해 12월31일 열린 ‘농구영신’ 매치에서 DB에 완패를 당하며 주춤했지만, 새해 첫 경기에서 웃으면서 분위기를 바로 바꿨다.
지난 3라운드에서 걸출한 활약을 선보인 선수를 꼽자면 역시나 허웅이다. 9경기에서 평균 19.7점 3.0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올렸다. 라운드 MVP급 활약. 또 다른 축을 말하자면 이승현이다. 3라운드 9경기에서 12.4점 5.8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만들었다. DB 이상범 감독은 “요즘 이승현이 페이스가 좋다. 이제 완전히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4라운드 첫 경기였던 3일 캐롯전에서는 14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2경기 만에 다시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들었고, 4경기 만에 더블-더블을 일궜다. 덕분에 KCC도 79-72의 승리를 따냈다. 이승현이 팀의 승률 5할을 만드는 활약을 선보였다.
|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오리온(현 캐롯)에 지명되면서 KBL에 입성했다. 꾸준히 오리온의 수호신으로 군림했다. 신장 197㎝로 아주 큰 키는 아니었지만,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골밑을 지켰다. 3점슛까지 자유자재로 쏠 수 있고, 패스 센스까지 갖췄다. 평균 30분 이상 꾸준히 출전하는 체력까지 있다.
2021~2022시즌을 끝으로 FA가 됐고, KCC가 이승현을 품었다. 연봉 7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안겼다. 2022~2023시즌 연봉 랭킹 2위다(1위는 SK 김선형 8억원). 화끈한 대우를 했다.
이승현은 KCC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FA 계약 후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준비가 늦었고, 시즌 초반은 살짝 애를 먹었다. 그래도 28경기 전 경기에 나서 평균 33분19초를 뛰며 11.1점 6.9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만드는 중이다. 득점은 지난 시즌(13.5점) 대비 떨어졌지만, 리바운드는 국내 선수 1위다. 커리어 하이인 7.1개에 육박한다.
허웅, 라건아 등 득점을 해줄 선수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득점에서 도드라지지 않는 감은 있다. 대신 리바운드, 허슬 플레이, 수비 등 다른 부분에서 팀에 확실한 기여를 하고 있다.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어느 팀이나 인정하는 빅맨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