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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왼쪽)-김예림(오른쪽). APF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연아키즈’의 성장세에 한국피겨계에 웃음꽃이 띤다.

‘포스트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이해인(18·세화여고)과 김예림(20·단국대)이 국제무대서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해인은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이 대회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쿼터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다.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도 어텐션(에지 사용주의)이 떠 가산점을 챙기지 못하면서 6위(69.13점)에 그쳤다.

하지만 반전을 일궜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13가지 수행 과제를 모두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시즌 최고점인 141.71점을 기록, 총점 210.84점으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떨침과 동시에 ISU 메이저 시니어 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이해인은 만 14세던 2019년 9월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와 6차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며 ‘한국 피겨의 미래’로 주목을 받았고, 2021년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ISU 세계선수권대회 10위에 올라 ‘한국 피겨 최연소 세계선수권 톱10’의 기록을 세웠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얻지는 못했지만 꺾이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 7위, 이번시즌 두 차례 시니어 그랑프리모두 4위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날개를 펼친 셈이다.

금메달 획득 후 이해인은 “이번 대회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쇼트 경기에서의 아쉬운 점수를 잊고 프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줘 정말 기쁘고 값진 메달”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피겨장군’ 김예림 역시 이번시즌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다. 지난해 11월 ISU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2위로 시니어 그랑프리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선 금메달을 획득하며 ‘왕중왕전’인 파이널 대회 출전권을 따내면서 2009~2010시즌 김연아 이후 처음 그랑프리 금메달과 파이널 진출을 일궜다.

이번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 이어진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범해 2위(209.29점)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4대륙선수권 동메달에서 한 단계 올라선 성적을 거뒀다.

김예림은 올댓스포츠를 통해 “지난해 동메달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는데,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는 선수들의 성장세에, 한국피겨가 웃고 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