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스포츠서울 | 일산=김용일기자] “엄마, 아빠 이제 우리 새로 집 짓자!”

김가영과 명승부 끝에 프로당구 LPBA 월드챔피언십을 처음으로 제패한 ‘캄보디아 김연아’ 스롱 피아비(33·블루원리조트)는 눈물을 쏟으며 말했다.

피아비는 11일 경기도 일산에 있는 JTBC 스튜디오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시즌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가영과 명승부 끝에 세트스코어 4-3(11-6 8-11 11-5 11-3 9-11 8-11 11-10)으로 꺾고 우승했다. 그는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에서도 결승에 올라 김가영에게 1-4 패배한 적이 있다. 1년 만에 ‘결승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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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트스코어 3-1까지 달아났으나 베테랑 김가영의 막판 기세에 3-3 동점까지 허용했다. 부담에 짓눌린 피아비는 마지막 7세트에서 초반 4이닝까지 공타에 그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5이닝에 불꽃 같은 집중력을 발휘, 난구를 풀어내며 연속 5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김가영이 물러나지 않고 5-5로 맞선 8이닝 절묘한 뱅크샷을 곁들여 3점을 보탰다. 피바이는 9이닝까지 김가영에게 챔피언 포인트를 내주며 7-10으로 밀렸다. 패색이 짙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0이닝에 뱅크샷을 포함해 예리한 옆돌리기로 연속 4점에 성공, 11-10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상금 7000만 원을 품은 피바이는 시즌 상금 1억을 돌파(1억1940만 원)했다. 그는 올 시즌 두 차례 정규투어 우승과 더불어 월드챔피언십까지 거머쥐면서 LPBA에서도 존재 가치를 뽐냈다. 피아비는 우승 직후 “이 상금을 받아서 (캄보디아에 있는) 엄마, 아빠의 집을 짓고 싶었다. 최근 옛날 집 가보니까 (부모가 생활하는데) 불편하고 비 오면…”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쏟은 그는 “엄마, 아빠 이제 우리 새로 집 짓자”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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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다. ‘내 우승이 맞나?’ 그런 감정이다. 머릿속이 하얗다. 멍한 느낌이다. 이렇게 큰 대회에서….

테이블 공이 뻑뻑하더라. 급한 마음이 드니까 더 (공이) 잘리고, 스스로 믿지 않게 되더라. 편하게 하려고 하는데 (김가영) 언니가 쫓아오니까, 컨트롤이 힘들었다.

세계선수권보다 (오늘 결과가) 더 소중한 것 같다. PBA는 화려하고 선수 감정에 영향을 끼치는 게 많다. (아마 시절엔) 우승해도 큰 감정이 없었는데 PBA에서 (경기장 환경 등) 그림을 잘 만들어주셔서 그런지 더 멋진 느낌이다. (축구) 월드컵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이런 기분은 처음 느꼈다.

역사이지 않느냐.(웃음)

이게(월챔 트로피 만지며) 더 좋다. 1년에 딱 한 번이지 않느냐. 열심히 해도 이 대회 우승을 못 하는 선수도 있기에 더 값진 것 같다.

캄보디아에 ‘피아비 스포츠 센터’를 만들고 있다. 그것도 보고 봉사활동도 하러 간다. 또 피아비 자선당구 대회도 만들었다. 캄보디아와 한국 당구를 동남아에 더 알리고 싶다.

매일 통화한다. (경기) 옷 색깔을 아버지가 늘 정해준다. 오늘도 아버지가 붉은색 입으라고 해서 입었다.

마음 편하게 하라고 오지 않는다. 남편이 (경기장에) 있으면 좋을 수 있지만 스스로 편하게 더 해주려는 것 같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