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LG와 두산의 선수들이 황금 연휴 주간인 4일 잠실 구장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4.05.04.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두산의 선발투수 유니에스키 마야가 LG 양상문 감독을 향해 중지를 들고 스페인어로 욕설을 했다. 결국 이 사건은 벤치클리어링의 발단이 됐다. 마야의 행동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히며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야구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처럼 경기 중 잘못된 발언과 행동들로 구설에 오른 프로야구 선수들이 많다. 최근 이와 비슷한 행동으로 논란에 휩싸인 선수들을 모아 보았다.

NC 다이노스 찰리 쉬렉. 출처ㅣSPOTV 방송 캡처
▲ 심판 판정에 불만, 외국인 선수 한국말로 'XXX'…고참급 선수는 방망이 내던져
기량과 인성이 최고라고 소문난 NC 다이노스 찰리 쉬렉(29)이 이성을 잃었다. 찰리는 지난 8월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이날 찰리는 1회 선두타자를 상대할 때부터 주심의 볼 판정에 불만을 품었다. 결국 찰리는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특히 입단 2년차 선수가 심판을 향해 한국말로 "XXX"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는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고, 결국 찰리는 제재금 200만 원과 함께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NC 구단은 자체적으로 찰리에게 5000달러(약 530만 원) 징계를 내렸다.

두산 베어스 홍성흔. 출처ㅣSPOTV 방송 캡처
두산 베어스 홍성흔(36)은 팀의 주장이자 최고참 선수로서 동료 선수들에게 롤 모델이 되는 '멋진 선배'이다. 하지만 이날의 행동 만큼은 이해할 수 없었다. 홍성흔은 지난 2013년 4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경기에서 5회초 심판의 삼진 판정에 불만을 품고 방망이와 헬멧을 땅에 내던지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특히 심판을 향해 'XX'이라고 욕을 했다. 이에 주심은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다. 선수생활 15년 만에 처음으로 퇴장을 당하는 순간이었다. 이에 격분한 홍성흔은 심판을 배로 밀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사건은 두산 코치진들이 나오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이 사건으로 홍성흔은 KBO로부터 벌금 1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징계가 너무 약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스포츠서울] 이만수 감독, 루크 스캇. 강영조 기자 kanjo@sportsseoul.com 최승섭 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감독 향해 '겁쟁이, 거짓말쟁이'…가운데 손가락 치켜 세우며 '스페인 욕설'
시즌 초 SK 와이번스 팬들은 메이저리그 9년 통산 홈런 135개, 타율 0.258, 438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온다는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지난 7월 이후 볼 수 없었다. SK 와이번스 루크 스캇은 지난 7월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질 한화 이글스와 경기를 앞두고 이만수 감독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반바지, 티셔츠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루크 스캇은 타격훈련을 지켜보던 이만수 감독에게 다가갔다. 그는 통역 없이 이만수 감독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감정이 격해진 스캇은 이만수 감독을 향해 "겁쟁이(Coward)", "거짓말쟁이(Liar)" 등의 거친 말을 내뱉었다. 특히 대화 도중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이 감독을 향해 손가락질까지 했다. 결국 스캇은 다음날 16일 퇴출당했다.

두산 베어스 유니에스키 마야. 출처ㅣSPOTV 방송 캡처
두산 베어스 유니에스키 마야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2-0으로 이기고 있던 4회초 최경철의 번트 안타로 1점, 정성훈의 안타로 2점, 박경수의 희생번트로 1점을 실점했다. 점수가 뒤집히자 마야는 LG 더그아웃을 향해 스페인어로 욕을 했고, 이를 본 양상문 감독은 화를 참지 못하고 마야가 서 있던 마운드를 향해 걸어나갔다. 뒤 이어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들어왔고 양팀의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다음날 양상문 감독은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스페인어로 3~4차례 욕설을 퍼부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마야는 12일 양 감독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KIA 타이거즈 나지완, 두산 베어스 김현수. 출처ㅣMBC SPORTS+
▲ 'Yello pig' 인종차별 발언 오해와 '선·후배' 동문 욕설 논란
지난 2012년 7월 3일 광주구장에서는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있었다. 이날 9회말 2사 후 두산의 마무리 스콧 프록터가 나지완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져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그러나 나지완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조영훈의 좌전안타로 2루에 가면서 이번에는 좌익수 김현수와 문제가 생겼다. 1988년 1월생인 김현수와 1985년 5월 생인 나지완은 신일중-신일고 2년 선후배 사이, 둘은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일까?
우선 프록터와 문제는 빈볼도 빈볼이지만 중계화면에 잡힌 프록터의 말이었다. 영상을 본 나지완은 "프록터가 내가 타석에 들어서자 인종차별적 발언인 'Yellow pig'라고 했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에 나지완은 통역을 통해 프록터와 면담을 했다. 하지만 프록터는 그 내용을 듣자 "오 마이 갓"을 외치며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록터는 최근 2아웃을 잡은 뒤 안타를 많이 맞고 있어 경기 전 동료 외국인 선수 니퍼트에 2아웃을 잡아낸 뒤 함성을 질러달라고 약속을 했던 것. 그런데 2아웃 이후 소리를 질러주기로 했던 니퍼트가 박수만 치고 있어 프록터는 "Yell it me, NIP!(니퍼트, 소리쳐줘!)"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나지완은 충분한 설명을 듣고 프록터와 악수를 나누며 앙금을 풀어냈다. 그러나 나지완은 김현수에게는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나지완은 "벤치클리어링이 끝나고 타석으로 서는데 외야로 돌아가는 김현수가 나를 계속 노려봤고 내가 선배인데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아 흥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2년 후배인 김현수는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경기 후 나지완에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나지완은 끝내 사과를 거절했다. 다음 날 훈련장에서도 김현수는 곧바로 나지완에게 갔다. 김현수는 배팅케이지에서 타격훈련을 하는 나지완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그는 고개를 돌린 채 사과를 받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