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송지효와 전속계약이 해지된 게 아니다. 여배우의 이미지를 위해 잠시 포털사이트에서 소속사를 삭제한 것이다.”
배우 송지효가 소속사 우쥬록스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실이 알려진 24일, 우쥬록스 김영찬 이사는 ‘스포츠서울’에 이같이 답했다. 우쥬록스 박주남 대표는 ‘스포츠서울’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송지효와 계약해지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사와 대표의 해명은 단 3시간 48분 만에 뒤집혔다. 우쥬록스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소속배우 송지효와 전속계약 해지에 대한 합의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사내 상황과 관련하여 초창기 기업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급격한 신규 확장으로 인해 소속 배우에게 제공해야 하는 세부적이고 중요한 부분들을 확실히 신경쓰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며 “송지효와의 전속계약 해지 부분에 있어 사측의 실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앞선 해명도, 공식 보도자료도 모두 궤변이다. 뻔히 들통 날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지만 송지효 측이 직접 전속계약 해지 사실을 밝히자 부랴부랴 수습하는 모양새가 역력했다.
실상 우쥬록스의 궤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5일부터 우쥬록스의 임금 체불 사태를 취재해 단독 보도([단독]송지효·지석진 소속사 우쥬록스, 임금체불에 출연료 미정산까지…직원 퇴사 러시)해 왔다. 이때부터 이들은 연이은 거짓해명으로 일관했다 .
우쥬록스는 송지효, 지석진, 이현우, 오만석 등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유튜브 채널 등을 제작하는 신생 스타트업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직원들의 급여 및 헤어·스타일리스트, 홍보 등 외주업체 비용정산이 서서히 밀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매달 10일 지급되어야 할 임금이 한 달, 두 달씩 밀리기 시작했고, 4대 보험까지 체납되는 상황에서 회사는 직원들에게 사직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4월10일까지 밀린 두 달치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 또한 퇴사자와 재직자 중 일부에게만 지급됐다. 사측은 나머지 직원들에게는 이달 말, 또는 5월 10일에 입금하겠다고 밝혔다.
자기주장과 표현력이 강한 MZ세대 직원들은 회사의 사직 권고에 마냥 당할 수만은 없다는 듯 ‘스포츠서울’에 이메일,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자신이 당한 수모(?)를 제보했다.
전·현직 복수의 직원들의 공통된 발언은 “뉴미디어 스타트업 기업인만큼 급여가 밀릴 수 있는 것은 이해한다. 다만 대표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의 술렁임을 잠재우고 임금체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일언반구가 없다”는 것이다.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가진 전 직원은 “적은 월급으로 카드값도 내야 하고, 월세도 내야 하는데 회사는 기약 없이 임금을 주지않고 있다”며 “회사에서 누구도 나서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퇴직금이라도 챙겨줄테니 퇴사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 직원은 “퇴사하면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건데 마치 선심 쓰듯 퇴직금을 주겠다는 사측의 발언에 어이가 없어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쥬록스 측은 ‘스포츠서울’의 취재에 “임금, 퇴직금, 4대 보험 및 매니지먼트 진행비를 모두 지급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료 등도 분기별로 지급된다”고 해명했다.
15년 이상 연예계를 취재해오며 연예인 출연료가 분기별로 지급된다는 이야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러 연예기획사에 자문했지만 “모든 연예인 출연료는 매월 지급되는 게 원칙”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스포츠서울’이 자문을 구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어떤 연예인이 분기별로 출연료를 정산받는단 말인가. 그런 연예인과 회사가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라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취재에 따르면 송지효는 우쥬록스와 계약금 없이 전속계약을 맺었다.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등의 출연료는 송지효가 직접 입금 받는 조건이다. 다만 광고촬영 등의 수익은 회사와 배분한다. 송지효의 측근이 직접적으로 시인한 건 아니지만 “최근 임금체불 여파가 아티스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귀띔한 것으로 미루어 정산에 일부 문제가 있던 것으로 관측된다.
우쥬록스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송지효에게 사과하며 ‘실수’라는 표현을 썼다. 미정산이나 임금체불은 ‘실수’라는 단어로 갈음할 수 없다. 명백한 잘못이며 백배 사죄해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사과의 순서가 틀렸다. 가장 먼저 사과해야 할 대상은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채 묵묵히 회사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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