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튜버 비난한 유튜버 구제역

법원, 모욕 혐의 인정…벌금형 선고

구제역 “표현의 자유 존중돼야”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승무원 룩북 영상을 올린 유튜버를 ‘X녀’라고 비난했다가 피소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모욕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6단독(정승화 판사)은 모욕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구제역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구제역은 지난해 12월1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당시 항공사 승무원 유니폼과 유사한 옷을 입어 성상품화 논란을 일으킨 유튜버 A씨에 대해 “X녀” 등의 표현을 써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고소로 구제역은 모욕 혐의로 약식기소돼 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구제역은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후 법원은 재판에서 모욕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구제역에게 약식명령과 동일한 액수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초범이기는 하나 수많은 구독자들이 볼 수 있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피해자를 ‘X녀’ 등으로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 모욕감을 넘어 여성으로서 중대한 성적 수치심을 주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중대한 행위로서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익적 성격의 유튜브 활동을 해온 점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정으로 피해자에 대한 모욕 행위가 정당화되거나 그 죄책이 감해진다고 할 수 없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구제역이 항소를 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구제역은 13일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모욕죄는 공익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기에 일부 모욕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신분증 조차 확인하지 않고 몇 살인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부적절한 영상을 파는 사람을 비판한 것이 죄가 되다면, 그 죄 달게 받겠다”라며 “범죄자를 범죄자라고 비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존중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