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 촬영 스태프에게 혼났다 폭로

경찰 A 씨 “발소리도 안났는데 어이 없었다”

민폐 촬영에 피해봤다는 사연 꾸준히 올라와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최근 들어 드라마나 영화 촬영현장에서 인근 지역 주민, 행인과 촬영 스태프가 갈등을 겪은 일이 빈번히 발생한 가운데, 현직 경찰이 촬영 스태프에게 혼난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직 경찰관인데 촬영 스태프한테 혼난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찰서 수사 부서에서 일하는 현직 경찰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을 게 있어서 주말에 출근했다가 촬영 스태프에게 혼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진술조서 꾸리고 서류작업을 하다가 화장실 가려고 복도를 걷고 있었는데 촬영팀을 발견했다. 방해 안 되게 조심히 가고 있다가 스태프와 마주쳤다”고 말했다.

이어 “스태프 한 명이 인상을 쓰면서 ‘촬영하는데 지나가시면 어떡해요? 예?’라고, 이야기했다. 실내화라서 발소리도 나지 않았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실내화를 신고 있었고 사복 차림이지만 공무원증도 매고 있었다. 뭐라고 하면 싸움만 될 것 같아서 볼일만 보고 사무실로 돌아왔다”면서 “한 시간 정도 뒤에 그 스태프가 찾아와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계속 NG가 나 예민한 상태라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내 일터인데 촬영 협조 받고 온 촬영팀 눈치를 봤다. 촬영하면 스태프들은 무슨 무적이 되는 줄 알았다”면서 “시기 특정하면 어떤 드라마 인지 유추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기는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반 시민이었으면 욕설까지 했겠다”, “우리 동네에 촬영하러 온 촬영팀이 도로 하나를 통째로 막고 안 비켜준 경험도 있다”, “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화풀이인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촬영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음이나 막무가내식 민폐 촬영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서인국, 박소담 주연의 티빙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촬영팀이 서울 강남 인근에서 촬영 중 행인에게 막말을 했다가 제작사가 직접 사과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 26일에는 박은빈 주연의 ‘무인도의 디바’ 촬영이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되던 중 새벽녘까지 이어지는 촬영에 분노한 주민이 벽돌을 던져 경찰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촬영 중이던 20대 스태프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촬영팀이 고창의 한 청보리밭에서 촬영을 하던 중 이곳을 방문한 방문객의 사진촬영을 제지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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