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공범 도피 시도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법(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24일 오전 11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유아인과 지인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진행한다.

이날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10시 30분경 검은색 정장을 입고 변호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유아인은 고개를 떨군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담담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마약 혐의를 인정하냐’, ‘공범의 도피를 시도한게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유아인은 “혐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고 있고, 공범 도피 시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유아인은 코카인, 대마, 케타민, 프로포폴, 졸피뎀 등 5종의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유아인의 의료 기록과 마약 간이 소변검사, 국립과학수사원 모발 정밀 검사 등을 종합해 유아인이 마약을 상습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아인의 지인 A씨는 미술작가로 유아인의 마약 투약을 돕거나 함께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포함한 지인 4명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다만 유아인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인은 지난 3월 27일과 5월 16일 두 차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프로포폴과 케타민 등이 치료 목적이었으며 특히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9일 유아인을 수사 중이던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유아인과 A씨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검찰은 22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과 경찰은 유아인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려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며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인이 구속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구속 여부는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로 판가름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남태현과 서민재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는데 당시 재판부는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두 사람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필로폰 투약 등의 혐의를 받은 박유천은 양성반응이 나온 후에도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는 이유로 구속 수사를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유아인의 경우, 대마 등 일부만 시인하고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구속에 대한 가능성도 일부 점쳐진다. 다만 유아인이 공인이며, 현재로선 초범인 만큼 경찰이 그를 구속 수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유아인은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치장에 머물게 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돼 유치장에서 경찰 수사를 받고, 발부되지 않으면 풀려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24일 밤, 또는 25일경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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