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잔인한 침략전쟁은 코트에서 선수들마저 갈라놨다.

2023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에 출전한 우크라이나의 마르타 코스튀크. 그가 경기 뒤 친러시아인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와 악수를 거부해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28일(현지시간)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여자단식 1라운드. 세계랭킹 2위인 사발렌카(25)는 39위인 코스튀크(21)를 1시간11분 만에 2-0(6-3, 6-2)로 물리치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 앞서 코트 위치를 정하는 동전 던지기 뒤 코스튀크는 두 선수가 함께 사진 찍는 전통을 거부했다. 또한 그는 패한 뒤에는 사발렌카와의 악수를 외면한 채 곧장 심판에게 걸어가 악수를 나눈 뒤 그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자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 모인 관중들은 코스튀크에게 야유를 보냈다.

사발렌카의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동맹국으로 지난해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을 때 그들의 영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BBC스포츠에 따르면, 사발렌카는 경기 뒤 “팬들의 야유가 나에 대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때 관중들이 나를 지지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적으로 매우 힘든 경기였다”고도 했다. 이전에 “어느 누구도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사발렌카. 그는 이날 경기에 앞서 코스튀크가 자신을 미워한다면 이해한다고 말한 바 있다.

코스튀크는 지난해 US오픈 때도 벨라루스의 빅토리아 아자렌카와 악수를 거부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