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A씨 신상 공개
카라큘라 “사적 제재 아닐까 우려도 했다”
범죄자 사진 유포·공유 명예훼손 처벌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각종 사건·사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A씨(30대)의 신상정보가 담긴 영상을 올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유튜버 카라큘라는 약 9분 가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A씨의 사진과 이름, 생년월일, 키, 혈액형, 전과기록 등이 상세하게 공개됐다.
카라큘라는 신상 공개 이유에 대해 “국가기관도 아닌 한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가해자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게 마땅한가 하고 끊임없이 고민했다.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가해자 신상을 무단 공개할 경우 저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극악무도한 범행을 벌인 가해자에게 저 역시 평생 보복 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도를 넘는 사적 제재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분명히 했다”면서 “수사기관이 놓친 가해자 신상 공개를 피해자가 적극 원하고 있다. 가해자의 보복 범죄 두려움에 떨고 있는 피해자 모습에, 유튜버인 제가 고통을 분담할 방법은 가해자 신상 공개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해 5월 부산에서 발생한 잔혹한 폭행 사건이다. 30대 남성 A씨는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의 뒤를 밟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여성을 뒤에서 발로 무차별 폭행했다.
갑작스런 폭행에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맨 피해자 B씨는 외상성 두개내출혈 등 전치 16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고 수감 중이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A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변경해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가 의식을 잃은 B씨를 CCTV 사각지대로 끌고간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고, B씨의 옷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됐다.
이날 영상에서 피해자 B씨는 “가해자 신상 공개에 대해 경찰서에 청원을 넣었는데 이미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돼 권한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검찰 쪽에 다시 청원을 넣었더니 ‘지금은 2심 재판 중이라 안 된다’고 했다. 제가 가해자 신상을 지금 모르는 상태도 아니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고자 신상 공개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합법적인 절차로 가해자 신상이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계속 거절을 당하니까 ‘내가 복수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A 씨의 개인 정보가 공개된 직후 온라인에서는 응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신상공개가 결정되지 결정되지 않은 범죄자에 대한 사적 제재가 타당한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경찰과 검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이나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새로 박상철 변호사는 “실제로 개인이 범죄자의 사진을 유포하거나 공유하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라면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과 제2항은 적시하는 내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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