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울산 현대가 독주 체제를 갖추는 데 이바지한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30)가 아랍에미리트(UAE) 클럽 알 아인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7일 울산 관계자는 “박용우가 알 아인에 영입 제안을 받은 게 맞다. 에이전트가 어제 구단을 방문했고 최종적으로 알 아인의 공식 제안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UAE 한 언론도 알 아인 구단이 박용우 영입에 근접했다는 보도를 했다.

박용우는 홍명보 감독 지휘 아래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올 시즌 18경기(1골 2도움)를 뛴 그는 핵심 자원으로 활약, 울산이 지향하는 빌드업의 중심이자 수비의 일차 저지선 구실을 해냈다.

탁월한 활약을 바탕으로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커리어 처음으로 발탁돼 지난달 페루, 엘살바도르전에 출전했다.

다만 최근 울산 선수의 소셜미디어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서며 팬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진심으로 사죄한 그는 지난 2일 광주FC와 K리그1 20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14분 결승골을 넣은 뒤 팬 앞으로 다가가 90도 허리를 숙이는 뒤풀이로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기자회견 내내 ‘반성’이라는 단어를 지속하면서 인종차별이라는 꼬리표를 업보로 여기고 “평상시에도 운동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바르게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박용우의 진가를 눈여겨 본 알 아인 구단은 올 여름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쳤다. 1968년 창단한 알 아인은 UAE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알 아인은 근래 들어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이명주(인천)가 뛴 구단으로 국내 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박용우도 K리그1 2연패와 더불어 하반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동시 우승을 겨냥하는 울산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울산 내엔 보야니치, 김민혁 등 3선에서 유사한 역할을 해줄 자원이 있긴 하나,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로 제 경기력을 펼치는 건 박용우가 유일하다. 현재로서는 똑 들어맞는 대체자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알 아인은 현재 박용우가 울산에 받는 연봉의 두 배 가량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역시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을 준 울산과 홍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크다. 울산 구단은 박용우의 해외 도전 의지가 크고, 여름 이적시장에 대체자 확보가 가능하면 이적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다만 대체자 확보가 쉽지 않으면 계약 기간이 남은 만큼 협의가 필요하다.

박용우는 8일 오후 6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21라운드 ‘동해안더비’ 원정 길에 동행한 상태다.

지난 2015년 건국대를 졸업한 박용우는 FC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2016 리우올림픽 국가대표를 거친 그는 2017년 울산에 입단했고 상무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지속해서 푸른 호랑이 군단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 통산 기록은 231경기 8골 4도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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