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인생을 바꿀 거액을 거절한 선수가 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브루노 페르난데스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의 17일 소식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이미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복수 구단의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 유럽 주요 스타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따라 사우디아라비아행에 동의했지만 페르난데스는 맨유에서의 도전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페르난데스는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힌다.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페르난데스의 시장 가치는 7500만유로(약 1068억원)에 달한다. 케빈 데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7000만유로)보다 높다. 세계적인 선수는 거의 ‘찔러보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페르난데스를 지나칠 리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페르난데스에 어느 정도의 연봉을 제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맨유에서 받는 것보다는 훨씬 많았을 게 분명하다.

페르난데스의 포르투갈 동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알 나스르에서 2억1300만달러(약 2703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의 연봉은 그보다 많은 2억1400만달러(약 2716억원)에 달한다. 페르난데스도 마음만 먹었다면 비슷한 대우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할 수 있었다. 차원이 다른 돈의 유혹에 넘어갈 법도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축구와 커리어를 향한 의지 덕분에 페르난데스는 맨유 차기 캡틴 후보 1순위로 꼽힌다. 로마노 역시 페르난데스를 가장 강력하면서도 유일한 주장 후보로 거론했다. 맨유는 해리 매과이어가 맡고 있던 주장을 교체한다. 이미 매과이어에게 주장 박탈을 통보했다.

실력, 그리고 성공을 향한 욕구, 팀을 생각하는 마음 등을 종합할 때 페르난데스는 현재 맨유에서 주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2020년 스포르팅 리스본을 떠나 맨유 유니폼을 입은 페르난데스는 네 시즌 동안 기복 없이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2022~2023시즌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경기에 출전해 8골8도움을 기록하며 다채로운 능력을 보이며 팀 공격을 견인했다. 다음시즌에도 페르난데스는 팀의 확실한 기둥이자 주축이다. 여러 면을 종합할 때 페르난데스가 주장 완장을 차고 다음시즌 팀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맨유에 2023~2024시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더 발전할 시기다. 지난시즌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3위에 자리하며 새 사령탑과 함께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병행하기 때문에 팀을 더 잘 정비해야 한다. 그만큼 주장을 누가 맡는지도 중요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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