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대한축구협회(KFA)는 과거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으나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U-23)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이상민(성남)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KFA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지난 14일 명단발표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선발과정에서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향후 행정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지난 2021년 9월 U-22 대표팀에 해당 선수를 처음 선발한 이후 총 세 차례 U-23 및 U-24 대표팀에 선발했다. 해당 선수는 지난 2020년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그해 8월 5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의 형이 확정됐다.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에 따르면 ’음주운전 등과 관련한 행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그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돼 있다. 따라서 규정상 이 선수는 2023년 8월 4일까지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상민은 2020년부터 K리그2 소속으로 뛰며 음주운전으로 프로축구연맹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다. 그럼에도 연령별 대표에 뽑혔다. 그러나 대표팀 사령탑이 선수의 형집행 시기를 일일히 들여다보면서 선발 자격 여부를 따지는 건 어려운 일이다. 철저하게 대표팀 선발을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KFA 행정 차원에서 걸러야 한다.

KFA는 ‘(K2에서 뛰는 이상민은) K리그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되어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 협회가 관련절차 처리에 대해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이어 ‘대표팀 명단 확정 전 징계 이력을 확인하거나, 해외 국가의 사례를 참조해 서약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프로축구연맹에서 표준계약서 제공 시 문제 경력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가장 큰 문제는 황선홍 감독이 이상민 대신 다른 선수를 당장 최종 엔트리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앞서 15일 최종명단 제출을 마감했다. 최종명단을 변경하기 위해선 부상 또는 의학적 사유가 있어야 가능한데, KFA의 행정 사고는 곧 엔트리 1명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KFA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관련 사안을 문의한다는 입장인데 그야말로 초유의 행정 사고를 저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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