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몬스터’ 김민재가 리버풀을 상대로 또 한 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2일 싱가포르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 45분을 소화했다.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상대한 후 4일 만의 경기에 나서 다시 한번 자신의 기량을 자랑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이날도 김민재를 포백의 중앙 왼쪽에 배치했다. 가사와사키전과 같은 위치였다. 파트너는 파바르에서 다요 우파메카노로 바뀌었다.

팀으로 보면 아쉬움도 남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가 뛴 전반전에 2실점을 기록했다.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는데 김민재의 수비 위치도 영향을 미쳤다. 공을 커트하기 위해 빠르게 뛰쳐나갔다가 후방에 공간이 발생하면서 코디 각포에게 역습을 얻어맞고 수비 라인이 한 번에 붕괴했다.

전반 28분 바이에른 뮌헨은 코너킥을 통해 또 실점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앤드류 로버트슨이 올린 날카로운 킥을 버질 판다이크가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는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상대를 견제하지 못하고 실점을 지켜봤다.

두 번의 실점 모두 김민재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볼과 관계가 없지는 않았고, 센터백이라는 포지션 특성 때문에 김민재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만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특유의 강력한 대인마크 능력으로 확실하게 기량을 증명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몸 상태가 여전히 정상으로 보기 어렵지만 모하메드 살라, 디오고 조타, 각포 등 리버풀 공격수들과의 개인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컨디션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분명 수준급의 경기력이었다.

지난 가와사키 프론탈레전에서 폭발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였던 김민재는 특유의 공격적인 면모를 다시 뽐냈다. 0-2로 뒤진 전반 33분 김민재는 후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떨어지는 예리한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 세르주 그나브리가 침투해 공을 잡아냈고,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만회골을 만들었다. 김민재 특유의 정확하면서도 날카로운 패스 능력을 확인한 득점 장면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팀 동료 공격수에게 맞춰주는 패스를 넣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앞서 김민재는 코너킥 상황에서 정확하게 머리로 떨궈주며 뱅자맹 파바르의 헤더슛을 돕기도 했다. 파바르의 슛이 골대를 때리지 않았다면 김민재는 센터백이 2도움을 기록하는 특이한 경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민재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교체돼 벤치로 향했다. 지난 가와사키전처럼 딱 전반전만 소화하는 경기였다. 긴 시간은 아니었고, 2실점으로 인해 찝찝함이 남을 수 있지만 그래도 김민재는 점점 바이에른 뮌헨에 녹아드는 모습이다. 몸 상태를 회복하면 충분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아시아 투어를 마친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로 복귀해 8일 AS모나코와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몸을 만들어가는 중인 김민재에게도 중요한 일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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