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어차피 대상은 기안84일까. 제 50회 한국방송대상 최우수예능인상을 수상한 웹툰 작가 기안84가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자리에 성큼 가까워졌다.

기안84는 4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0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MBC ‘나 혼자 산다’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로 최우수 예능인상을 수상했다. 이 장소는 기안84가 패딩점퍼를 입고 참석한 첫 시상식이기도 하다. 턱시도를 입은 예능인 가운데 홀로 패딩점퍼를 입었던 그는 의상으로 웃음을 안기며 ‘뼈그맨’(뼈까지 개그맨의 약자)으로서 가능성을 엿보였다.

무대에 오른 기안 84는 “8년 전 첫 시상식 때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굳이 턱시도를 입는 게 이상해 패딩점퍼를 입었다”며 “살다 보니 여기 또 오게 됐다. 사실 지금까지 방송을 할 줄 몰랐는데 여기 계신 제작자 덕분인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특히 전현무 형님에게 고맙다. 그동안 (방송하며) 욕을 많이 먹고 힘들 때마다 현무 형이 연락을 해주셔서 의지하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의 말대로 기안84의 매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연스러운 예능감과 변하지 않는 고유의 야성이다. 그는 2016년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방송에 입문하며 날 것 그대로의 싱글라이프를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날고 기는 예능인들조차 이미지를 생각해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그는 대충 씻고, 대충 먹고, 대충 치우지만 자신의 주업무인 웹툰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뜀박질에 몰두하고, 살로 뒤덮인 복근을 공개한 채 무에타이에 집중하는 그의 모습은 일반인과 연예인의 중간개념인 ‘연반인’의 시초기도 했다.

특히 ‘나혼자 산다’에서 박나래와 보여줬던 ‘썸’은 기안84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준 장면 중 하나였다. 기안84는 2017년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박나래의 머리에 입을 맞추는 기행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사람 사이에 어떤 기류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기안84의 박력만큼은 진심이라는 평가다.

기안84가 출연 중인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일제히 하락하는 가운데 홀로 승승장구 중이다. 가구 시청률 6.8%, 분당 최고 시청률은 9.2%라는 기록을 세웠고 MBC 내 광고 판매율 및 회당 판매액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기안84와 유튜버 덱스 등의 이색 조합에 힘입어 시즌3도 준비 중이다.

예능인으로서 만개한 기안84가 2023 MBC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 그가 대상을 수상할 경우 전문 예능인이 아닌 ‘연반인’ 최초 수상자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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