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메달 전망은 밝지 않다.
여자 배구는 숱한 드라마를 썼다. 2012 런던 올림픽과 지난 2021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썼다. 메달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전 국민의 박수를 받을 만큼 잘 싸웠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1994 히로시마와 2014 인천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김연경과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이 나란히 은퇴한 뒤 내리막을 걷고 있다. 김연경은 이번 항저우 대회에 해설을 맡는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대표팀은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세계 랭킹은 36위까지 추락했다. 아시아에서도 사실상 ‘변방’으로 밀린 게 여자 배구의 현실이다. 중국(6위)과 일본(8위)은 물론 태국(14위), 카자흐스탄(33위)보다도 순위가 낮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선 2년 연속 전패를 당한 데 이어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1975년부터 지금까지 여자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에서 4강에 들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시안게임 메달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다. 더욱이 여자대표팀은 14일 폴란드로 출국해 파리올림픽 예선을 치른 뒤 중국으로 넘어올 예정이다. 시차 적응 여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대표팀은 베트남(40위), 네팔(순위 없음)과 함께 C조에 속해 있다. 상위 2팀이 8강에 오른다. 주장 박정아(페퍼저축은행)를 필두로 강소휘(GS칼텍스), 이다현(현대건설), 정호영, 박은진(이상 정관장) 등 세대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해내야 한다.
남자대표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임도헌 감독은 국내 최고 세터지만 무릎 상태와 세대교체 흐름 속에 한동안 대표팀에 포함되지 않았던 베테랑 세터 한선수(대한항공)를 다시 불러들였다. 결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한선수를 중심으로 정지석(대한항공)과 전광인(현대캐피탈)이 이끌고 허수봉(현대캐피탈)과 임동혁(대한항공) 등 어린 선수들이 시너지를 내야 한다.
남자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총 3차례 금메달(1978 방콕, 2002 부산, 2006 도하)을 따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배구 역시 아시아 중심에서 밀려 있다. 세계 랭킹 27위다. 일본(5위), 이란(11위), 카타르(17위)에 이어 아시아에서 네 번째다.
아시아 챌린지컵에서는 일본과 중국(29위)이 빠진 상황에서 바레인(73위)에 덜미를 잡혀 3위에 머물렀다. 아시아배구선수권에서도 4강에서 중국에 패해 5위에 만족해야 했다. 다행인 건 남자대표팀보다 순위가 높은 일본, 이란, 카타르는 파리 올림픽 예선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대표팀은 인도(72위), 캄보디아(순위 없음)와 C조에서 조별 예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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