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 생산하는 ‘울산의 심장’

종업원 3만2000명, 구내식당 26개 등 작은 도시 방불케 해

[스포츠서울 | 울산=원성윤기자] “변속기를 만들 능력이 없어 일본에서 수입해 오던 현대차가 지금의 글로벌 3위 자동차 기업이 된 건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지난 18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기자단을 맞이한 현대차 관계자는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현대자동차가 걸어온 길을 설명했다. 자동차 불모지였던 한국에 1967년 울산공장이 설립됐다. 올해 기준 총 3만2000명의 임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총 14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장면적과 더불어 생산규모로도 단일 자동차 공장 기준 글로벌 최대다.

◇ 울산의 심장 ‘울산공장’, 500만㎡에서 연간 총 140만대 차량 생산

현대차 울산공장은 ‘울산의 심장’으로 불린다. 여의도 전체면적(840만㎡)의 2/3에 가까운 약 500만㎡(약 150만평)의 부지에 5개의 독립된 공장설비로 이뤄졌다. 구내식당 26개, 구내버스 21대, 버스 정류장 44개가 있을 정도로 울산공장은 작은 도시를 방불케했다. 종업원은 총 3만 2000여 명으로 종업원 본인을 포함한 가족수가 가구당 3.5인으로 가정할 때 울산공장에 직·간접적으로 소속된 지역 인구는 최소한 11만 2000여 명에 이른다.

이날 기자단은 3공장을 견학했다. 3공장은 1990년에 설립돼 연간 36.7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울산공장 내 최초로 프레스, 차체 등 자동화 생산체계를 갖췄으며, 현재 31라인에서 아반떼, 베뉴, 코나를, 32라인에서 아반떼와 i30을 생산 중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양한 검사 방식을 제조 과정 곳곳에 배치해 오류를 잡아낸다는 점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대의 차량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 백 개의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모든 부품들이 조립된 후에 불량 차량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의장의 각 라인 끝에 키핑 공정을 두고 키퍼 역할을 하는 작업자들이 매 라인마다 품질 검사를 진행하면서 조립 과정에서 문제되는 부분들을 최대한 빨리 점검하고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조립 담당자가 차를 조립하다 자신 앞에 놓인 카트에 조립부품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조립이 잘못된 것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3공장 공정은 총 4개의 라인으로 구성된다. 트림→샤시→파이널→OK테스트 순이며, 이러한 생산라인들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조립의 첫 번째 단계는 인체의 신경으로 볼 수 있는 배선 작업과 전장 계열 부품 조립이 시작된다. 이후 샤시 라인에서는 구동 부품을 조립한다. 파이널 라인에서는 시트, 유리, 타이어 등을 조립한다. OK테스트라인에서는 각종 품질 및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다. 한 대씩 주행검사를 거치면, 차량들은 출고 전 대기장으로 이송된다. 수출용 차량들은 수출선적부로, 국내 판매용 차량들은 내수용 완성차 대기장으로 이동한다.

울산공장은 총16시간 2교대로 운영한다. 1조 근무자는 오전 6시 45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2조는 오후 3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2시 10분까지로 나눠 근무한다. 특히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배려도 돋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2시간 근무 뒤 10분 휴식을 하고 다른 업무에 투입된다”며 “반복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다양한 업무를 습득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5만 톤급 선박 3척 동시 접안…2025년 전기차 전용 새 공장 설립

창업자인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었다.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 주변 도로는 근처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현대차가 326억원을 들여 건설한 뒤 기부채납을 한 뒤 ‘아산로’가 1996년에 개통됐다.

기자단은 ‘아산로’를 거쳐 5만 톤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에 다다랐다. 그 자체로 위용을 자랑했다. 하루 평균 3000대, 연간 최대 110만대를 이 선적부두를 통해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한다. 부두 길이는 약 830m로 46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으며 가장 큰 수출 선적선(7만 6000톤급)을 기준으로 엑센트를 최대 6900대 선적할 수 있다.

오는 2025년에는 ‘전기차’를 위한 새 공장도 지어진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울산 공장 내 7만1000평 부지에 약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울산 공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과 자동화·친환경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울산 공장이 다양한 차세대 미래차를 양산하는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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