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개그콘서트’ 엔딩 음악을 들으면 ‘아 내일 출근이지’ 생각했죠”

1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별관에서 열린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녹화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기대와 호기심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지난 2020년 휴식기를 선언했던 ‘개콘’은 3년 6개월의 공백을 깨고 이날 공개녹화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관객 박지연 씨(서울 송파구·60대)는 “‘개콘’은 청춘을 함께 보낸 프로그램이다. 거의 매주 빼놓지 않고 개그콘서트를 시청했다. 한주의 마지막이자 시작을 알리던 엔딩 음악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말했다.

최재영 씨와 홍지오 씨(안산시 단원구·22)는 “어릴 때 ‘달인’ 코너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개콘’이 부활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반가운 마음에 방청을 신청했다”며 웃었다.

인기 유튜버 숏박스(김원훈·조진세)도 이날 방청에 참석했다. 김원훈은 “이번에 아는 얼굴들이 많이 출연해서 응원차 왔다. 일정상 ‘개콘’ 녹화에 합류하지 못해 아쉬웠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꼭 잘됐으면 좋겠고, 나중에라도 불러주시면 꼭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KBS 21기 공채 개그맨인 박나래는 현장에 커피차를 보내 동료선후배들을 응원했다. 앞서 박나래는 지난 9월 29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녹화에서 ‘개콘’을 진두지휘하는 김상미CP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후배 개그맨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마침내 KBS별관 공개홀이 관객들로 가득 찼다. ‘개콘’ 부활을 이끈 김상미CP는 “카메라 앞에 처음 서는 신인들도 있으니 실수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격려 부탁드린다”며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큰 박수와 함께 관객들의 시선은 무대 위로 향했다. 공개녹화에 앞서 이날 언론에 시연한 코너는 ‘니퉁의 인간극장’, ‘금쪽 유치원’,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 등이었다. ‘니퉁의 인간극장’은 구독자 14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폭씨네’를 운영하는 SBS공채 개그맨 출신 김지영과 박형민이 출연한다. ‘금쪽유치원’은 홍현호, 이수경, 정범균이,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는 KBS 공채 28기 조수연과 27기 신윤승이 이끈다. 세 코너 모두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편안함을 지향한다.

다만 최근 언론을 뜨겁게 달군 전청조-남현희 사건과 같은 사회 이슈나 정치 풍자는 부재했다. 심의와 시청자들의 매서운 질책을 다분히 의식한 결과물로 추정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운건 젊은 신인 개그맨들의 열정이다. 공개 코미디 무대에 대한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하듯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코너를 진행하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무려 15개의 코너가 무대에 올랐다. 긴 시간 녹화가 진행됐지만 관객들의 웃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녹화 후 만난 김상미 CP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개콘’이라는 이름에 먹칠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코너를 완성했다. 3년 만에 돌아오는 만큼 새로운 얼굴도 많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온 가족이 함께 봐도 편하게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화려하게 막을 올린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는 오는 12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2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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