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TV 시청 인구 감소 등으로 실적 위기에 직면한 TV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종합유선방송·위성·IPTV) 간 송출수수료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TV홈쇼핑의 업황이 앞으로도 계속 악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한다.
20일 TV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IPTV(인터넷TV) 3사를 비롯한 상당수 유료방송사업자와 올해 송출수수료 인하 협상을 이어가고 있고 GS샵과 롯데홈쇼핑도 일부 사업자와 합의 도출을 위한 막바지 이견 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대홈쇼핑과 위성방송업체 KT스카이라이프 간 수수료 협상도 평행선을 긋고 있다.
양사를 중재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가검증협의체는 지난 17일에야 가동에 들어갔다.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달 13일 수수료 갈등을 중재해달라며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이날 예정됐던 송출 중단 일정을 협의체 종료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고 지불하는 비용을 말한다. 일종의 ‘채널 임대료’다.
송출수수료 갈등이 돌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TV 시청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지난해부터 TV홈쇼핑 업계의 실적이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잠복해있던 갈등 요소가 폭발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에 걸쳐 평균 8.2% 꾸준히 인상돼왔다.
TV홈쇼핑 7개 법인 기준으로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1%, 2022년에는 10.1% 각각 감소했음에도 송출수수료는 7.9%, 5.5% 올랐다.
송출수수료가 매년 가파르게 오르며 TV홈쇼핑사의 방송 매출액 대비 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지난해에는 65.7%로 급상승했다.
TV홈쇼핑사들은 협력사 상품을 1000원에 팔고 얻는 판매수수료 262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2원을 송출수수료로 지불하는 셈이다.
또 지난해 기준 TV홈쇼핑사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49.4%로 사상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 계열 IPTV 3사에 밀려 가입자 감소 현상이 뚜렷한 종합유선방송(SO)과 위성방송 사업자의 위기의식이 크다.
지난 8월부터 불거진 송출 중단 사태도 LG헬로비전, 딜라이브 등 SO와의 갈등 와중에 발생했다. 송출수수료 협상의 돌파구가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올해 가까스로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내년부터는 다시 갈등이 시작된다. TV홈쇼핑사와 주요 SO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내년에도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 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갈등이 만성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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