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과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강자 서승재(26·삼성생명)를 탄생시킨 한국 배드민턴이 최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에서 다소 부진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잇단 부상 와중에, 중국과 일본의 강호들이 다시 기세를 올리면서, 지난 8월 2023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 때 정점을 찍은 이후 흔들리고 상황이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23 차이나 마스터스(BWF 750 시리즈)에서 김학균(52)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여자단식 16강전에서 12위인 중국의 왕즈이(23)한테 0-2(12-21, 16-21)로 일격을 당해 조기 탈락했다.

지난 10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 때 오른무릎 부상을 당한 뒤 한달 이상 재활에 매달리다 보니 실전감각이 떨어지고, 체력과 스피드도 예전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세영이 주춤 하는 사이, 그의 라이벌로 세계 3위인 중국의 천위페이(25)는 지난 10월 프랑스오픈과 덴마크오픈에 이어 이번 차이나 마스터스까지 우승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혼합복식 간판스타로 세계랭킹 4위인 서승재-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은 1위인 중국의 정쓰웨이(26)-황야총(29)한테 최근 다시 힘을 쓰지 못하며 흔들리고 있다.

이번 차이나 마스터스 결승에서도 서승재-채유정은 이들한테 0-2(10-21, 11-21)로 완패를 당하며 은메달에 만족했다.

3개월 전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맞붙어 2-1(21-17, 10-21, 21-18)로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의 기량과 기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실수가 많았다.

이로써 상대전적에서 서승재-채유정은 정쓰웨이-황야총한테 2승13패로 절대적 열세에 놓였다. 내년 파리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 마련 등으로 분발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이 최근 1년새 강세를 보였던 여자복식에서도 부상으로 중국·일본에 다시 밀리고 있다.

이번 차이나 마스터스 8강전에서 세계 2위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는 5위 일본의 마츠야마 나미(25)-시다 치하루(26)한테 0-2(16-21, 17-21)로 져 탈락했다.

백하나는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어깨 부상으로 한동안 월드투어에 출전하지 못해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차이나 마스터스에서는 그들 대신 세계 11위 김혜정(25·삼성생명)-정나은(23·화순군청)이 4강까지 올랐으나, 마츠야마 나미-시다 치하루에 0-2(13-21, 20-22)로 져 동메달에 만족했다.

박주봉 감독의 일본은 올해 여자복식에서 세계 1위인 중국의 첸칭천(26)-지아이판(25)과 한국 조에 밀리는 양상이었으나 이번 차이나 마스터스를 계기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왔다.

세계 4위 베테랑인 후쿠시마 유키(30)-히로타 사야카(29)는 4강전에서 첸칭천-지아이판을 2-1(14-21, 21-16, 21-15)로 눌러 건재를 뽐냈다.

일본 조끼리 맞붙은 결승에서는 마츠야마 나미-시다 치하루가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를 2-0(21-18, 21-11)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남자복식에서는 베테랑 최솔규(28·요넥스)가 항저우아시안게임 뒤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면서 파트너인 김원호(24·삼성생명)는 새 짝을 찾아야 한다.

이들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결승까지 올랐으나 아쉽게 은메달로 밀렸다.

세계 6위 서승재-강민혁(24·삼성생명)은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금메달 쾌거를 달성한 이후, 차이나오픈,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 달 코리아 마스터스에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차이나 마스터스 8강전에서 중국의 복병을 만나 탈락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