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올드 가이(Old guy) FA’ 가운데 주목할 선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의 이름이 짧게 언급됐다. 같이 설명한 선수도 있다. 마에다 겐타(35)다. 그리고 마에다는 디트로이트와 계약을 마쳤다. 류현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디 애슬레틱, ESPN, MLB.com 등은 27일(한국시간) “FA 투수 마에다가 디트로이트와 계약에 합의했다. 조건은 2년 2400만 달러다”고 전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수준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마에다는 2016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하며 빅 리그에 도전했다.
8년 2500만 달러 보장에 옵션이 크게 붙은 계약이었다. 옵션을 다 채우면 1억2000만 달러에 달하지만, 보장액이 너무 초라했다. 선발 등판 횟수, 이닝 등에 옵션이 붙었다. 구단이 선발로 안 쓰면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일. ‘노예 계약’이라 했다.
2020년 10월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로 옮겼다.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2022년 3월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단, 인대 접합이 아닌 인공 부품을 삽입해 인대를 보강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에 지난 4월 복귀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토미 존 수술보다 빨리 돌아올 수 있었다. 21경기(20선발) 104.1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시즌 후 FA가 됐다. 8년 계약 족쇄가 풀렸다.
그 사이 30대 중반이 됐다. 1988년 4월11일생으로 차기 시즌 초반 만 36세가 된다. 그래도 마에다에 대한 관심은 꽤 높았다. MLB.com은 26일 ‘올드 가이 FA’라고 칭하며 30대 중반 FA 가운데 주목할 선수를 꼽았다. 마에다가 7위에 자리했다.
MLB.com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는 했지만, 마운드에 있을 때는 효과적이었다. 2023시즌에는 다저스 시절 모습이 나왔다. 미네소타가 퀄리파잉 오퍼를 하지 않았기에 유리한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만에 계약이 나왔다. 미네소타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디트로이트가 마에다에게 손을 내밀었다. 2년 2400만 달러면 괜찮은 조건이라 할 수 있다.
MLB.com은 “마에다는 2023시즌 117탈삼진에 볼넷은 28개 밖에 없었다. 리그 평균(4.23)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기대 평균자책점은 3.77이다. 수술 후 건재함을 알렸다. 하위 선발로 충분하다. 여러 구종을 보유했지만, 올해는 포심-슬라이더-스플리터로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마에다의 계약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 류현진의 존재 때문이다. 한 살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나이의 베테랑이다. 팔꿈치 수술 후 돌아와 건재함을 증명했다는 점도 같다.
류현진은 2023시즌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올렸다. 최전성기와 비교할 수는 없으나 수술 후 복귀 시즌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좋았다.
마에다가 더 일찍 복귀했기에 이닝 등 누적 지표는 류현진보다 위지만, 평균자책점이나 조정평균자책점(ERA+)는 오히려 류현진이 위다.
물론 두 투수를 완전히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그래도 마에다의 계약이 류현진 계약에 있어 일종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이 많다. 내년에도 미국에서 공을 던질 것이다”고 공언했다. 류현진은 “윈터미팅 끝나고, 12월 중순은 돼야 뭔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류현진은 과거 사이영상 2위 시절 류현진과 차이가 있다. 그래도 여전히 가치 있는 투수다. 에이스가 아니라 베테랑 4~5선발 역할이라면 차고 넘친다고 봐도 무방하다. 2년 2000만 달러 수준, 혹은 그 이상의 계약도 가능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