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결론이 내려질 때까지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 추가 수사 의지를 피력하던 경찰이 결국 사건을 다음주 께 무혐의로 마무리한다.

연예인 마약 투약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한 지드래곤을 ‘혐의없음’으로 다음주 께 불송치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검찰이 추가로 수사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지드래곤이 기소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경찰은 지드래곤과 함께 강남 유흥업소에 방문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여직원 등 6명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지난달 25일에 만료된 지드래곤의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드래곤을 지난해 12월 해당 유흥주점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25일 지드래곤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A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었다. A씨는 경찰 조사 중 지드래곤이 직접 마약한 것을 보지 못했다며 진술을 바꿨다.

지드래곤은 입건 사실이 공개됐을 때부터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해왔다. 지드래곤은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감정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손·발톱 정밀감정에서도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국과수 정밀 감정이 모두 끝난 지드래곤이 별다른 정황 증거가 없기 때문에 추가 소환 없이 검찰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로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경찰은 추가 수사 의지를 피력하며 추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아니였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며 혐의가 없음을 밝혀내는 것도 경찰의 역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경찰은 비공개 수사였으나 언론이 먼저 수사를 하고 지드래곤의 실명이 공개된 것이라며 언론 탓으로 비판 여론을 돌리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마약 사건에 연루된 사실만으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최종적으로 무혐의 판정을 받더라도 이미지 손상에 따른 광고 위약금 관련 이슈도 남아있다. 지드래곤의 자문변호사인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김수현 변호사는 지난달 “권지용씨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악의적 비방 등 악성 게시물 작성자를 상대로 법적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드래곤은 지난달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장 바라는 것에 대해 “추상적인 표현이긴 한데 자유”라며 “가수라는 직업 특성상 창작을 해야 하고 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받는 매개체 역할이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그 자유를 얻으려면 수사기관의 신속한 결과 발표가 가장 큰 핵심 키”라고 말한 바 있다.

무혐의로 사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지드래곤은 현재 솔로 앨범 작업에 몰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 복귀를 앞두고 ‘마약 연예인’으로 낙인찍히고 망신당한 지드래곤을 향한 옹호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그가 뮤지션으로 당당히 복귀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사필귀정’, 모든 일은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꾸준히 결백을 주장해온 지드래곤은 자신의 SNS에 에 ‘사필귀정’이라는 고사성어가 담긴 이미지 한 장을 게시하며 억울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약 세 달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드래곤의 마약 의혹은 그의 말처럼 사필귀정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자유’를 얻은 지드래곤이 앞으로 펼칠 행보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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