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7년 전, 2016 리우올림픽 때 세계 최강 중국의 마롱·장지커 등을 진땀나게 하며 팬들을 열광시켰던 탁구스타 정영식(31·미래에셋증권). 그가 14일 선수생활을 공식적으로 접었다.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는 이날 제77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충남 당진군 실내체육관에서 협회와 소속팀 관계자, 선·후배 선수들, 정영식 팬클럽 회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정영식의 공식 은퇴식이 열렸다고 밝혔다.

정영식은 이 자리에서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생활 동안 힘든 일도, 기쁜 일도 많았는데, 늘 이렇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버텨낼 수 있었다”며 탁구인과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잠시 눈물을 훔친 그는 “공식적으로 선수생활을 접지만, 탁구계에서 할일은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생활의 경험을 살려 한국 탁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탁구협회에 따르면, 정영식은 고교 때인 지난 2007년부터 이미 성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했고, 12년 동안 붙박이로 맹활약했다. 2015년 코리아오픈 3관왕, 호주오픈 2연패(2018, 2019년) 등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에서도 숱한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출전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2016, 2018년 한국의 남자단체전 4강 진출에 기여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의 남자단체전 은메달을 이끌었다.

남자복식에서는 김민석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로테르담세계선수권,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동메달을 합작했다. 아직 현역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배 이상수(33·삼성생명)와는 2015년 아시아선수권 은메달, 2016년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우승, 2017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2018년 월드투어 3관왕 등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특히 그의 백핸드는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탁구협회는 성적 이전에 정영식이 ‘성실한 선수’로 더 유명했다고 평가했다. “올림픽에서는 아쉽게 끝내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중국의 당대 최강 마롱, 장지커 등을 상대로 엄청난 접전을 벌이면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던 것도 ‘성실한 플레이’의 좋은 예였다”고 했다.

리우올림픽에서 마롱에게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고 벤치에 앉아 흘리던 ‘정영식의 눈물’은 아직도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는 명장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빵식이’ 아들을 탁구선수로 이끈 정해철·노순덕씨 부부도 이날 현장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