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김태형 롯데 감독이 친정팀 두산을 ‘상대팀’으로 만난다. 1990년 OB베어스 선수 시절부터 2022년 두산 감독까지. 누구보다 두산을 잘 아는 김 감독. 그는 어떤 경기를 펼칠까.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일정에 따르면 롯데와 두산 맞대결은 4월 5~7일, 롯데 홈 구장인 부산 사직에서 열린다. 일명 ‘김태형 더비’로 불린다.

김 감독은 두산(옛 OB)에서 1990년 데뷔해 12년 간 선수 생활을 지냈다. 2001년 선수 은퇴 이후에도 두산 플레잉 코치 등을 11년간 맡았다. SK 1군 배터리코치 (2012~2014) 시절도 있었지만, 두산 감독(2015~2022)으로 내리 8년을 지냈다. 31년, 뼛속까지 두산맨이었다.

롯데는 우승을 못한지 31년째다. 김 감독이 두산에 몸 담은 시간과 같다. 1992년 정상에 선 이후 깜깜 무소식이다. 팬들도 지쳤다. 김 감독 합류는 독이 든 성배일지도 모른다. 팬들은 환골탈태를 요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어렵게 감독직을 수락했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이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며 “오랜 기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은 두산 ‘우승 청부사’였다. 두산은 2015~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당시 두산은 역대 최강이었다. 2015~2016년, 2019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올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롯데 전이 적잖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두산에 부임한 김 감독은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2년 시즌 9위였던 두산을 가을야구에 진출시켰다. ‘국민타자’ 첫 감독 신고식은 팬들 성엔 차지 않았다.

지난해 10월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최종전서 나온 장면은 다소 의외였다. 포스트시즌 출정식서 전광판에 이 감독이 등장하자 야유가 나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게 당시 두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7월 11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이후 성적이 받쳐주지 못하자 좋지 않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 감독도 올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두 사람은 숙명을 건 대결을 맞이하게 됐다. 김태형 감독과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롯데 대 두산’ 서울 잠실 경기는 오는 5월 17~19일 잠실에서 열린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