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흥국생명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함께한다.

흥국생명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국적의 1998년생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팀에 합류한다. 주중 구단 관계자가 미국으로 출국해 이적 작업을 진행했고, 존슨은 주말을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은 22일 선수 영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흥국생명은 기존 외인 옐레나와 결별을 선택했다. 옐레나는 지난시즌과 비교하면 이번시즌 페이스가 떨어졌다. 지난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22.8득점을 기록했지만 이번시즌에는 20.8득점에 그쳤다. 특히 최근 7경기에서는 공격성공률이 40%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만큼 힘과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옐레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인과 사령탑의 갈등은 결국 팀 성적으로 연결됐다. 흥국생명은 2라운드까지 비교적 여유롭게 선두를 달렸지만 3라운드부터 흔들리며 지금은 2위로 떨어졌다. 선두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는 8점으로 꽤 큰 편이다.

옐레나의 티 나는 부진에 흥국생명 팬도 움직였다. 모기업 본사에서 외인 교체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까지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비교적 늦은 시기에 외인 교체를 선택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흥국생명은 존슨이라는 새로운 외인과 살길을 도모해야 한다.

성공 확률은 미지수다. 존슨은 이미 지난 두 번의 트라이아웃에서 선택받지 못한 선수다. 미국프로야구 레전드인 랜디 존슨의 딸로 이름을 알렸지만, V리그 입성에는 실패했다. 그만큼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이미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 데려올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아 외인 교체가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리스크를 안고 교체하긴 하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존슨은 신장 190.5㎝로 외인치고 그렇게 키가 큰 편은 아니다. 흔치 않은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장점에도 운동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국내 한 배구인은 “점프가 높지 않아 타점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몸이 가벼운 편도 아닌 것 같다”라는 냉정한 평가를 했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세터 포지션에 약점이 있는 팀이다. 휴식기가 있긴 하지만 새로운 선수와 호흡이 얼마나 맞을지도 의문이다.

흥국생명에는 김연경이라는 외인 급 아웃사이드 히터가 있다. 아포짓 스파이커가 기본만 해줘도 좌우에서 강력한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미들블로커 라인도 강한 편이다. 현대건설에 8점이나 뒤지긴 하지만 아직 5~6라운드 맞대결이 있어 역전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2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해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이 있다. 흥국생명의 결정이 늦은 편이긴 하지만 마지막 골든 타임은 붙잡았다고 볼 수 있다.

열쇠는 ‘뉴페이스’ 존슨이 쥐고 있다. 존슨의 활약에 따라 흥국생명의 성적, 그리고 V리그 여자부 선두권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흥국생명의 외인 교체 결정은 시즌이 끝난 후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다. 뒤늦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