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넘어지자 심판, 재경기 선언

재차 얻은 기회서 또 넘어져

[스포츠서울 | 강릉=황혜정 기자] 남자 쇼트트랙 청소년 국가대표 주재희(18·한광고)가 1000m에서 넘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주재희는 21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미끄러지며 4위에 그쳤다. 주재희는 전날 열린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대회 2관왕 기회를 잠시 미뤄야 했다.

초반부터 전력 질주했다. 선두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러나 중국이 치고 올라왔다. 주재희가 선두 자리를 되찾기 위해 달리다가 넘어졌다. 한 바퀴를 다 돌기 전에 넘어져 규정에 따라 심판이 재경기를 선언했다.

다시 기회를 얻은 주재희는 숨을 고른 뒤, 다시 처음부터 선두로 치고 달렸다. 중국, 일본 선수들의 추격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다시 중국에 선두를 뺏겼다. 주재희가 다급히 추월을 시도하다가 다시 넘어졌다.

이번에 재경기는 없었다. 그대로 경기가 속행됐고, 주재희는 2분 31초 327 기록으로 결승선을 밟았다. 중국 장보하우는 패널티를 받고 실격돼 주재희는 최종적으로 4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주재희는 “중국 선수가 손을 집어 넣을지 몰랐다. 생각보다 과격하게 스케이트를 타더라”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경험을 얻었다. 주재희는 “이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 중국 선수들이 선두로 치고 나올 땐 자리를 그냥 내줘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실력으로 추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재희는 다음날인 22일 남자 쇼트트랙 500m 경기도 출전한다. 그는 “주종목은 아니지만, 오늘 일로 경기력에 지장가진 않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주재희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안타까웠다. 주재희 선수가 아쉬움이 남는지 경기 후에도 빙상장을 계속 돌더라.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멋진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격려했다.

전날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유성(17·한광고)은 1000m 결승 진출에 실패해 결승B(순위결정전)로 향해 조 2위를 기록하며 7위로 마무리했다.

여자 쇼트트랙 1000m에 출전한 강민지(16·인천동양중)와 정재희(16·한강중)도 결승B(순위결정전)에 출전해 각각 조 1, 2위를 차지하며 1000m 경기를 6위와 7위로 마쳤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