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릉=황혜정 기자] 만인의 ‘우상’이 조용히 현장을 찾았다. 후배들의 아름다운 연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피겨황제’ 김연아(34)의 얘기다.

김연아는 28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직접 보러 왔다.

언론에 미리 알리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다. 김연아는 오는 30일 여자 싱글 프리 경기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평창에서 올림피언 토크 콘서트 일정을 끝내고 한달음에 아이스아레나로 달려와 후배들의 경기를 봤다.

모든 선수의 경기를 애정 어리게 지켜봤고, 특히 한국 선수 김유성(15·평촌중), 신지아(16·영동중)가 나오자 큰 박수를 보내며 집중했다.

특히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신지아의 점수가 발표될 때 신지아가 자신의 쇼트 최고 기록인 71.19점보다 낮은 66.48점을 받으며 어두운 표정을 짓자, 김연아는 되레 박수를 보내며 속상할 후배를 먼발치에서 응원했다.

경기 후 김유성, 신지아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한 것이 처음이라 너무 떨렸다. 긴장이 많이 됐다”고 했다. 비록 청소년올림픽이지만, 이날 전석 매진되며 홈 관중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어린 선수들에겐 아직 벅찼던 모양이다. 선수들의 그런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김연아는 조용히 현장에서 격려한 것이다.

김연아는 경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다른 국가 선수들의 연기도 관전했다. 관전 후 ‘후배들의 경기를 어떻게 봤냐’는 스포츠서울의 질의에는 정중하게 답변을 사양한 채 경기장을 떠났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