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그야말로 추가 시간의 기적이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괴롭힌 중동의 복병 요르단이 후반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과시하며 이라크를 제압,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E조에서 3위(1승1무1패)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16강에 오른 요르단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D조 1위(3승)를 차지한 이라크를 상대로 3-2 역전승하며 8강에 올랐다.
요르단은 후반 45분까지 1-2로 뒤졌으나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3-2 뒤집기에 성공했다.
극적으로 8강에 오른 요르단은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압한 타지키스탄과 4강행 티켓을 두고 내달 2일 겨룬다.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한국 골문을 가른 야잔 알나이마트와 유럽파 무사 알타마리를 앞세워 초반 이라크를 몰아붙였다. 조별리그 전승으로 승승장구한 이라크는 움츠렸다. 요르단은 알나이마트가 전반 10분 첫 슛을 때린 데 이어 전반 19분엔 알리 올루안이 위협적인 오른발 슛으로 이라크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27분 요르단은 올루완이 이라크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오른발 슛이 상대 수문장 잘랄 하산에게 걸렸다.
이라크는 조별리그 일본전에서 멀티골을 꽂는 등 이번 대회 5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아이멘 후세인을 앞세워 반격했다. 전반 35분 이브라힘 바예시가 예리한 오른발 슛을 때렸으나 요르단 골키퍼에게 걸렸다.
이에 질세라 요르단은 2분 뒤 알타마리가 현란한 개인 전술로 이라크 수비 3명을 따돌린 뒤 골키퍼와 맞섰으나 발을 밟으며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요르단은 기어코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추가 시간 알나이마트가 이라크 패스를 끊어 문전으로 질주, 전진한 골키퍼를 보고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라크는 후반 반격했다. 전반보다 위협적인 크로스를 통해 요르단 수비를 흔들고자 했다. 결국 후반 24분 코너킥 기회에서 사드 나틱이 헤더로 동점골을 넣었다.
그러나 이라크는 나틱이 득점 직후 요르단 공격을 제어하다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어둠이 드리웠지만 후반 31분 이라크가 역전골을 뽑아냈다. 후세인이 동료의 왼쪽 크로스 때 요르단 수비 맞고 공이 흐르자 침착하게 제어한 뒤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다만 이번에도 변수가 발생했다. 후세인이 골 뒤풀이를 하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한 것이다. 그는 그라운드 잔디를 먹는 동작을 했는데 주심은 경고를 꺼내들었다. 이라크 벤치에서 강하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요르단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강하게 이라크를 몰아붙였다. 여러 차례 슛에도 공은 골문을 외면했다. 상대 골키퍼 잘랄 하산의 선방도 나왔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요르단을 향했다. 추가 시간 7분이 주어졌을 때다. 추가 시간 5분 알타마리가 왼발로 때린 슛을 하산이 쳐냈으나 뒤따른 야잔 알 아랍이 밀어넣으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올린 요르단은 2분 뒤 니자르 알라시단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인사이드로 슛을 시도했다. 공은 이라크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가로질렀다.
요르단은 환호했고, 이라크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경기 종료 호루라기가 울렸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