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만화가 주호민·한수자 부부가 특수교사 A씨에 불법 녹음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사회의 민낯에 절망을 토로했다.
주호민·한수자 부부가 지난 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본 거 같았다”고 털어놨다.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이들 부부의 아들 주 군은 통합 학급 수업 도중 한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렸다. 해당 학생은 큰 충격을 받아 등교를 거부하며 주 군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했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주 군과 강제 전학 및 분리 조치를 요구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통합 교육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분리 교육을 선호하지 않던 주 군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고 이에 주 씨 부부는 주 군 편으로 소형 녹음기를 보내 교사의 수업을 녹취했다. 당시 특수교사 A씨는 주 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등의 말을 남겼고 이를 들은 주씨 부부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한 작가는 “녹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건 절대 안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지푸라기 하나 잡는 처참한 기분으로 가방에 녹음기를 넣었다”고 털어놨다.
아들의 학대 사실을 알게 된 주씨 부부는 교육청과 학교 측에 문의했고 같은 답변을 받았다. 학대 교사와 분리를 위해 수사기관에 신고였다. 이들은 교사에 알리지 않고 신고를 한 것에 대해 “당사자에 직접 항의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대신 교장 선생님께 녹음을 들어가려고 부탁했다”며 “하지만 교장은 청취를 거절했고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부장판사 곽용헌)에서 열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에 관한 재판에서 벌금 200만 원의 선고 유예를 판결받았다. A씨는 금전적 요구를 했다는 주씨의 주장에 변호사의 잘못으로 해당 사건이 일어났을 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주 씨 부부의 인터뷰가 공개된 후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오는 6일 수원지법 앞에서 항소 제기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A씨는 “교사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불법 녹음 자료가 법적 증거로 채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1심 판결의 부당성을 호소할 예정이다. willow6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