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황혜정 기자] “(오타니)만나보고 싶어요. 진짜 만나보고 싶어요.”

두 번이나 강조했다. 키움히어로즈 김건희(20)가 LA다저스에서 뛰는 오타니 쇼헤이를 정말 만나고 싶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건희는 ‘한국의 오타니’라고 불린다.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처럼 투·타 겸업이기 때문이다. 비록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투수로서도 타자로서도 큰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김건희는 키움이 애지중지 키우는 유망주다.

2023년 키움 1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투수로서는 3경기 등판해 2이닝 5실점했다. 빠른 구속을 갖고 있지만, 프로에서 그 정도 공으로는 녹록지 않았다. 2이닝 동안 6개 안타를 허용했는데 이 중 2개가 홈런이었다. 타자로선 9경기 나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난 11일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취재진과 만난 김건희는 “오타니 쇼헤이를 정말 만나고 싶은데 (ML 개막 평가전이 열릴 때)내가 1군에 있을지 몰라서...”라며 자신 없어 했다. 그래서 단기 목표는 ‘그때 1군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이다.

키움히어로즈는 오는 3월17일 LA다저스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1군 정예 멤버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투타 겸업은 계속 이어간다. 다만, ‘투수’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건희는 “투수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팀에 이야기했다. 감독님들께서도 ‘투수 쪽으로 더 열심히 해보라 하셨다’”라고 밝혔다.

자신도 투수로 공을 던지는 게 더 편하다고 한다. 그는 “누군가는 내게 ‘더 잘하는 걸 택해라’라고 하시는데 나는 투수로서 2군에서 많이 던지다 보면 보람이 쌓일 것 같아서 그게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평균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시속 151㎞까지 찍었고, 평균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평균 구속은 146~147㎞를 오간다. 그래서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지난해 신인이었지만, 이제 후배들이 들어와 어엿한 선배가 됐다. 김건희는 “잘하는 후배들이 많이 들어와 보고 배울 점이 있을 것 같다. 내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후배들이 내게 프로생활 조언을 구하는데, 나 말고 야구를 더 잘하는 형들에게 구하라고 한다”며 웃은 뒤 “올해 목표는 1군에서 30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가 또 기회인 것 같기도 하다. 하루하루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