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5세대 보이그룹 양대산맥인 제로베이스원과 라이즈가 올해 본격적으로 열도를 공략한다.

제로베이스원은 다음 달 일본 K아레나 요코하마에서 첫 번째 팬콘서트 ‘제로베이스원 팬콘 인 재팬’을 개최한다. 일본 정식 데뷔도 앞두고 있다. 오는 3월 20일 첫 번째 오리지널 싱글 ‘유라유라-운메이노하나-’를 발매한다.

아직 정식 데뷔전이지만 제로베이스원의 일본 내 인기는 막강하다. 한국에서 발표한 2개 앨범으로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 최상위권에 들었다. 지난해에는 도쿄 돔에 첫 입성했다.

아직 일본에서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라이즈도 지난달 24일 ‘러브 119’ 일본어 버전을 공개했다. 이곡은 라이즈에게 데뷔 첫 음악방송 1위 기록을 안긴 곡이다.

라이즈는 현지의 쏟아지는 요청에 힘입어 지난 달 27일 일본 NHK의 음악방송 ‘베뉴101’에 출연했다. 28일에는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대형 뮤직 페스티벌 ‘지엠오 소닉 2024’ 무대에 오르는 등 본격적인 일본 진출 신호탄을 쐈다.

지난 해에만 16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세븐틴은 일찌감치 일본 시장을 선점했다. 이들은 5월 18∼19일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5월 25∼26일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에서 각각 무대에 오른다.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은 약 7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일본 최대 규모 공연장으로, 현지 가수도 입성한 이가 손에 꼽는다. 이곳에서 공연을 펼친 K팝 보이그룹은 동방신기 뿐이다. 세븐틴은 앞서 일본 5대 돔 투어도 마쳤다.

에이티즈의 기세도 무섭다. 지난해 일본에서 싱글 2집 ‘리미트리스’를 발매하고 오리콘 일간 싱글 차트 1위, 주간 싱글 차트 2위, 빌보드 재팬 ‘핫 애니메이션’ 1위 및 ‘핫 100’ 6위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오는 28일에는 일본 싱글 3집 ‘낫 오케이’를 발매한다. 앨범 발매 다음 날인 29일 도쿄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트레저는 일본 대규모 투어에 이어 정규 2집 ‘리부트’가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에서 1월 첫주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세에 힘입어 트레저는 오는 21일 일본 세 번째 미니 앨범 ‘리부트 - JP 스페셜 셀렉션’을 발매한다. 현재 투어 ‘리부트 인 재팬’을 진행 중인 트레저는 3~4일 오사카부터 14~15일 나고야, 22~23일 히로시마 등 6개 도시에서 총 14회에 걸쳐 현지 팬들을 만난다.

이외에도 걸그룹 빌리, 보이그룹 미래소년, 위아이 등도 현지에서 정식데뷔 후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일본인 멤버 츠키, 하루나 등이 소속된 빌리는 지난 7일 일본에서 첫 미니 ‘노크-온 이펙트’를 발매하고 9일 도쿄에서 쇼콘서트를 열었다. 미래소년은 14일 일본 첫 미니앨범 ‘런닝 업’을 발매하고 일본 데뷔와 동시에 현지 6개 도시에서 투어도 개최한다.

위아이도 같은날인 14일 일본 두 번째 미니앨범 ‘웨이브’를 발매했다. 앨범 발매는 아니지만 키스 오브 라이프도 오는 20일 일본 도쿄 타치가와 스테이지 가든에서 첫 번째 일본 팬미팅 ‘헬로 키시’를 개최하고 현지 팬들과 만난다.

한국에서 데뷔 후 일본을 진출하거나 일본인 멤버를 영입하는 것을 넘어 SM·JYP·하이브 등 주요 기획사들을 중심으로 일본 현지 그룹 론칭도 부쩍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하이브의 앤팀을 필두로 SM이 엔시티 위시, JYP가 넥스지를 줄줄이 출범시켰다.

앤팀은 데뷔 앨범이 오리콘 일간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2020년 소니뮤직과 합작해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니지 프로젝트’에서 결성된 걸그룹 니쥬의 바통을 이어 받아 ‘니지 프로젝트 시즌 2’에서 선발된 넥스지는 JYP의 첫 현지화 보이그룹으로 기대를 한몸에 안고 있다. 엔시티의 마지막 팀 엔시티 위시도 오는 21일 도쿄돔에서 대규모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K팝 그룹들의 열도공략은 엔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하향세를 걷는 가운데 전세계 음반 시장 2위인 일본에서 K팝 기반을 단단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은 전통적인 K팝 음반수출국 1위국가다. 수치도 미국, 중국에 비해 압도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음반 수출 대상국을 살펴보면 일본이 약 615억원으로 1위고, 이어 미국이 약 323억원, 중국이 약 287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한 가계 관계자는 “일본은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가장 정서,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K팝의 인기 역시 일본을 통해 동남아시아, 북미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일본 음반시장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신인 그룹들은 데뷔 프로모션부터 일본 음악시장을 공략하고, 최근엔 일본 현지화 그룹을 론칭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투트랙’ 활동을 펼치는 등 일본 공략에 더 적극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