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김태형표 롯데 야구’가 베일을 벗었다. 유망주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이 전면에 선다. ‘사생활 논란’을 빚은 나균안은 정면돌파하기로 했다. 신구조화를 통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엿보인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SSG전을 13-5로 이겼다. 개막전 6-1 승리에 이은 2연승.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효과가 시범경기부터 나온다는 평가가 따른다.
실제로 김 감독은 과감했다. 9일 경기에서 보란듯이 나균안을 선발로 올렸다. 윌커슨이 나올 것으로 보였는데 나균안으로 바꿨다. 외부 요인은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뚝심’이다. ‘사생활 논란’이 제기됐지만, 야유는 없었다. 나균안도 4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화답했다. 가정문제는 법정에서 가리고, 본업인 야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역투다.
유망주는 키우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국가대표 윤동희가 1번 타자로 나섰다. 믿음에 보답했다. 윤동희는 9일 경기에서 3루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1회말 첫 타석에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3회말에는 2사 후에 등장해 좌측 펜스 중단을 때렸다. 홈런이 될 뻔한 라인드라이브 3루타였다. SSG 선발투수 오원석을 서늘케 했다. 올시즌 ‘리드오프’로서 활약이 기대되는 장면이었다.
9번 타자로 나선 나승엽은 3타점을 기록했다. 7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3-1 역전을 만드는 적시타였다. 8회말 다시 무사 만루 기회가 왔다. 여기서도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수집했다.
고승민도 터졌다. 9일 1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10일에는 이날 결장한 윤동희 대신 우익수로 나섰다. 4안타 3득점 1도루로 맹위를 떨쳤다. 두 경기 타율 0.625다. 올시즌 내외야를 넘나들 전망이다. 롯데에 중요한 선수다.
전반적으로 20대 초반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아직 오롯이 1군 풀타임을 뛴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들은 미래이면서 현재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임기 내 우승을 공언했다. 이들이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김 감독은 “공격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수비야구로는 상위권 도약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범경기 두 게임은 앞으로 롯데가 어떤 야구를 펼칠지 알려주는 서막이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