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호주의 부티크 진 ‘더 멜버른진 컴퍼니 진’(이하 mgc 진)을 수입한 박인선 파이브네이쳐스 오엔마켓 대표가 국내에 고급 진(Gin) 문화를 일으키고 있다. 박 대표가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수입해 유통하고 있는 mgc 진은 호주 로컬 증류주 시장의 포문을 연 독립증류소에서 소규모로 만든 프리미엄 부티크 진이다. 멜버른을 여행하던 중 맛보게 돼 애호가가 되었는데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수입하게 된 사연이 있다.
-멜버른 진을 수입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하다.
7~8년 전 일이다. 호주에서 처음 마셔보고 맛있어서 한국에서도 사고 싶었는데 수입이 안 돼 구할 수가 없었다. 이 맛있는 걸 왜 한국에서 안 팔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마케팅하는 사람이고 호텔 출신이니까 내가 수입하면 되겠다 해서 mgc를 찾아갔다. 멜버른 진을 만든 사람은 3대째 와인을 만드는 와인메이커 앤드루 마크스(Andrew Marks)씨다. 마티니를 좋아해 독학으로 연구를 거듭해 프리미엄 진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국내 유통을 시작한 지 6개월가량 됐다. 반응은 어떤가.
그동안 대중적으로 판매되던 진들이 가격대가 낮고 칵테일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mgc 진은 그 자체로 즐기는 진이다. 마셔본 분들 사이에서 진이 이렇게 부드럽고 퀄리티가 높은 건 처음이라고 말씀해줘서 기분이 좋다.
-프리미엄 진과 대중적인 진의 차이는 무얼까.
-우리나라에 가장 유명한 프리미엄 진은 헨드릭스 진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진 시장이 조금씩 확대되는 분위기다. 프리미엄 진과 대중적인 진의 차이는 먼저 공정이 다르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진은 진의 기본 특성은 있지만 섬세함이 떨어진다. 프리미엄 진은 공정에 따라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걸리고 생산량도 적다. mgc 진은 100% 수작업에 배치 증류(Batch Distilled), 비냉각여과(Non-Chill Filtered)를 하기 때문에 풍미가 좋은데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있는 편이다.
-재료는 무엇일까.
진은 화이트 스피릿을 증류해 만드는데, 보통 베이스를 곡류를 쓰는 데 비해 mgc 진은 포도를 쓴다. 증류기 자체도 향수 제조를 위해 고안된 수제 증류기를 쓴다. 원료가 되는 식물을 분류하는 방식도 향수의 향을 뽑아내기 위해 분류하는 방식과 비슷하고, 상압증류를 하기 때문에 대중적 진들에 비해 보태니컬의 특성이 섬세하게 살아있어 향이 좋고 층위가 다양하다. 진을 만드는데 있어 물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mgc 진은 청정 자연환경의 야라밸리에 위치한 앤드루 마크스의 포도밭에서 채취한 빗물을 깨끗하게 정제해서 사용하고 있다.
-3가지 종류의 특징이 궁금하다.
2017년 mgc 멜버른 드라이진이 처음 나왔다. 호주 최초 로컬 부티크 진이다. 호주에서 로컬 원료를 가지고 독자적으로 독립증류소에서 진을 출시한 것은 mgc가 처음이다. 멜버른 드라이진은 와인 양조업자가 만든 첫번째 진 답게 와인 양조 기법이 적용됐다. 11개의 식물을 원료로 하는데, 이 11가지를 각자 개별증류한 후 블렌딩했다. 런던드라이진 스타일의 스탠다드 진인데 점잖고 고급스러우며 알코올이 강하게 느껴지면서도 부드럽다. 5년 후 더 강한 풍미를 내기 위해 7가지 식물을 단 한 번만 증류해 mgc 싱글샷을 만들었다. 47.4도의 높은 도수인데도 알코올이 튀지 않고 목넘김이 부드럽고 달콤하며, 향이 풍성하고 여운이 길게 지속된다. 2022년 글로벌 진 마스터즈 대회에서 ‘진 마스터’를 수상하면서 같은 해 최고의 수상작을 일컫는 ‘테이스트 마스터’로 지목되는 등 주목받았다. mgc 네그로니는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진 RTD 칵테일이다. 멜버른에서 열린 글로벌 어워드 행사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셰프와 F&B 전문가들에게 멜버른드라이진을 기주로 네그로니 칵테일을 선보였는데, 모두에게 극찬을 받아 제품으로 탄생하게 됐다. 화려한 붉은 빛이 이색적이고 감미롭고 향기롭다. 얼음과 오렌지 를 한 조각 넣어 서빙하면 파티에서 좋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진 시장 전망은 어떻게 내다보나.
코로나 이후 술 문화가 바뀌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위스키 트렌드가 동남아 아시아 중에서 약간 늦은 편이다. 다른 동남아 아시아는 진 전문 바가 있어서 진도 취향에 따라 즐긴다. 우리나라는 아직 진 전문 바가 없지만, 좋아해 주는 분들 있어서 언젠가 진의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성장을 위한 마케팅으로 구상하는 것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어서 많은 분이 손쉽게 접하게 하고 싶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잔을 마셔도 맛있게 마시려는 추세니까 좋은 술을 마셨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크다.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분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현재는 스마트 주류 쇼핑 앱 데일리 샷과 달리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롯데면세점, 앰배서더 서울 풀만, 힐튼가든인 서울강남 리테일숍, 시그니엘 서울, 소피텔 서울, 아난티 앳 강남 등 호텔 바에서 접할 수 있다.
-목표가 있다면?
나는 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좋은 사람과 좋은 자리에 술이 빠질 수 없다. 꿈은 아주 소박하다. 현재 수입하고 있는 mgc 진이 다양해지는 우리나라 주류 문화에 작은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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