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중요한 순간 3이닝 무실점

“내가 준비했던 역할이다”

덕분에 KIA도 불펜 아끼고 완승

“끝까지 1군 마운드 지키겠다”

[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36세 베테랑이지만, 데려온 이유가 다 있다. 필요한 순간 빼어난 피칭 선보였다. “이게 내 팔자”라던 투수다. 없었다면 KIA도 힘겨운 경기 할 뻔했다. 이태양(36)이 주인공이다.

이태양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6회초 등판해 3이닝 1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뽐냈다.

팀이 15-5로 크게 앞선 상황이기는 했다. 그러나 삼성 방망이가 만만치 않다. 반드시 잘 던져야 했다. 그리고 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6회와 8회는 삼자범퇴다. 7회 무사 2루 위기에서 범타 3개 유도했다. 덕분에 KIA도 넉넉하게 이겼다.

경기 후 이태양은 “최근 팀 분위기가 안 좋았다. 승리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 오늘 같은 경기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생각하고, 준비했던 역할이다.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3이닝을 소화한 배경도 설명했다. “2이닝 마친 후 이동걸 코치님이 ‘한 이닝 더 던지면 3이닝 홀드 올릴 수 있다’고 얘기해줬다. 3이닝을 던지면 투수 한 명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올라갔다. 내 뒤에 투수를 1명 쓰는 것과 2명 쓰는 것은 큰 차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KIA가 지명했다. 1라운드다. 이적료 4억 투자했다. 이태양은 KIA에서도 ‘늘 하던 보직’을 받았다. 선발이 빨리 무너졌을 때 등판해 길게 던지는 역할이다. 시즌 앞두고 이태양은 “내 팔자라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이날 딱 그랬다. 선발 김태형이 3.1이닝 5실점으로 주춤했다. 최지민(0.1이닝)-조상우(1.1이닝)가 올라왔다. 합계 5이닝이다. 4이닝 남았다. 자칫 불펜을 다수 투입해야 할 상황이다. 이태양이 3이닝 먹어주면서 문제는 없었다.

이태양은 “올시즌 준비 잘했고, 컨디션이 좋다. 볼넷은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주자를 모아 빅이닝을 만들면 상대가 흐름을 만들 수도 있다. 상대 컨디션도 좋지만, 현재 내 컨디션도 좋다. 맞붙었다. 배트에 공을 맞혀 범타를 만들고자 했다. 포수 한준수와 배터리 호흡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KIA에 올 때부터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목표였다. 오늘 경기를 통해 긴 이닝이 가능한 컨디션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 언제 어떠한 상황에 등판할지 모르지만, 계속 1군 마운드를 지키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경기를 더해 올시즌 이태양은 3경기 6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1.50 기록 중이다. 세 경기 가운데 멀티 이닝 경기가 두 경기다. 한 번은 2이닝 무실점, 한 번은 3이닝 무실점이다. 딱 자기 역할 수행하고 있다. 잘 데려왔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