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12년 만의 돌아온 무대라 긴장한 것일까. 구속이 잘 나왔음에도 고전했다. 특유의 칼제구가 기복을 보이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동료들의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한화 류현진이 아쉬움을 남긴 채 복귀전을 마쳤다.

류현진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개막전에서 86개의 공을 던지며 3.2이닝 6안타 3볼넷 5실점(2자책)했다. 포심(41개), 컷패스트볼(29개), 커브(10개), 체인지업(6개), 슬라이더(3개)를 골고루 던졌다. 그런데 자책점은 적었지만 에이스 답게 위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류현진 특유의 경기 내내 보더라인에 자리하는 커맨드가 흔들렸다. 특히 위기에서 신민재와 박해민, 홍창기에게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린 포심을 던져 적시타를 맞았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4회말이었다. 문보경과 박동원을 상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이닝 종료를 눈앞에 뒀는데 문성주에게 볼넷을 범했다. 이어 신민재 타구에 2루수 문현빈이 에러를 범했다. 2사 1, 3루가 됐고 연달아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김현수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이태양과 교체되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과거 LG에 유독 강했던 류현진이지만 고전한 경기도 있었다. 2012년 5월2일 대전 LG전에서 5이닝 5실점, 2011년 4월8일 잠실 LG전에서도 6이닝 7실점(6자책)으로 고전했다. 이날까지 세 차례. LG전 5실점 이상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4.91로 2024시즌을 시작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먼저 1회말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많은 팬들이 이름과 응원의 함성을 외쳐주셔서 너무 기뻤고 감회가 새로웠다”고 만원관중 속 기립 박수를 받은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그는 “그동안 준비를 잘 해왔고 오늘 날씨도 좋았기 때문에 구속이나 컨디션은 괜찮았다. 다만 제구가 좋지 않았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아쉬웠던 부분도 짚었다.

그러면서도 반등을 약속했다. 류현진은 “오늘 와주신 팬분들께 시즌 첫 승리를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 경기에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음 선발 등판인 29일 대전 KT전을 응시했다. 홈으로 돌아와 이날 이루지 못한 통산 99승을 노리는 류현진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