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지금의 KPGA가 존재할 수 있도록 힘써주신 창립회원과 고문님들께 감사 말씀 올린다.”
‘원로들의 손자’ 고군택(25·대보건설)이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더불어 초대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군택은 21일 경북 예천에 있는 한맥 컨트리클럽(파72·726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KPGA 파운더스컵(총상금 7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혈투 끝에 이승택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었는데, 이승택이 최종라운드에서만 7타를 줄여 연장전이 성사됐다.
승부는 쉽게 갈렸다. 18번 홀(파5)에서 치른 1차 연장에서 고군택은 3m 버디 퍼트를 놓쳤지만, 이승택이 파퍼트에 실패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작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3승을 따내 다승왕을 차지했던 고군택이 올해 신설된 KPGA 파운더스컵(총상금 7억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KPGA 파운더스컵은 KPGA 창설 멤버 12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올해 창설한 대회다. 지난해 창립멤버 중 한 명인 한장상 고문의 이름을 딴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고군택은 KPGA 원로를 기리는 대회에서 연속우승하는 독특한 이력을 추가했다. 그래서 우승 소감으로 “협회가 존재할 수 있도록 힘쓴 원로 선배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도 연장전을 치러 우승한 고군택은 한장상 인비테이셔널과 신한동해오픈 모두 정규라운드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으로만 3승을 따내 다승왕에 등극한 것도 진기록. 시즌 첫 우승이자 4연속 연장전 우승을 적어 ‘연장전의 사나이’로 등극했다.
승부는 연장에서 가렸지만, 고군택은 첫날부터 최종라운드까지 한 번도 리더보드 최상단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자신의 통산 1호. KPGA투어 전체로도 42번째에 불과한 진기록이다. 입대를 미루면서 글로벌 투어 진출을 선언한 고군택은 KPGA투어 영건들 중 가장 빼어난 실력자라는 것을 입증했다.
3타를 줄인 이정환과 2언더파 70타를 친 박은신, 그리고 6언더파 66타를 때린 김동민이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나가지 못하고 공동 3위(16언더파 272타)에 올랐다. 컷 통과를 넘어 10위 이내 진입을 꿈꿨던 자폐성 발달장애 골프 선수 이승민은 공동 49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도 나흘간 4882명이 대회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돼 심각한 흥행부진이 이어졌다. 세계 최고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직관’한 KPGA 김원섭 회장이 투어 활성화를 위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