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반향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측은 영화 내용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1일(현지시간) 칸에서 처음 공개된 ‘어프렌티스’는 1970년대에서 198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에서 부동산 거물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영화가 공개된 뒤에는 약 8분 간의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2년 이혼한 첫 부인인 이바나 트럼프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도 담겼다. 이는 1990년 이바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제기됐던 실제 주장을 각색한 것이다.
당시 이바나는 198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바닥으로 밀친 뒤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으며 강제로 성관계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1993년 성명을 통해 “부부 관계를 맺으면서 공격 받는 느낌이 들어 ‘강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이것이 형사상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주장을 번복했다.
AFP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대변인 스티븐 청은 이날 ‘어프렌티스’를 두고 “이 쓰레기는 오랫동안 틀렸음이 밝혀진 거짓말들을 선정적으로 다루며 악의적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 가짜 영화제작자들의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란계 덴마크 감독인 알리 압바시는 이 장면을 넣은 이유에 대해 “(트럼프가) 조금씩 자신을 여러 인간관계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보여준다. 그와 매우 가까운 사람인 이바나와의 관계는 당연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에 거액을 기부해온 유명 사업가이자 미국 워싱턴 풋볼팀 전 구단주인 댄 스나이더는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그린 전기 영화라고 생각해 영화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영화의 가편집본을 본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에 크게 화를 내며 영화 제작진에 수정을 요구했고, 개봉을 막기 위해 정지 명령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어프렌티스’는 할리우드에서는 제작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캐나다, 아일랜드, 덴마크에서 투자받았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오는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배급사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