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가수 김호중이 뺑소니 음주운전 시인 후에도 콘서트를 강행한 이유는 125억원에 달하는 선수금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스포츠서울’이 28일 딥서치를 통해 생각엔터테인먼트 재무제표(2023년 12월31일)를 확인한 결과 선수금이 약125억 6956만원에 달했다. 공연을 강행하지 않았으면 수익을 내지 못해 빚더미에 오를 판이었다.

선수금은 통상 기업이 상품 등을 판매하기 전에 계약금으로 미리 대금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생각엔터테인먼트가 125억원을 자금으로 당겨 쓴 것은 올해 콘서트 수익으로 이를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금은 갚아야 할 돈이기 때문에 부채에 해당하지만, 재무제표 상에는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공시에 따르면 생각엔터테인먼트 부채는 2021년 약49억원, 2022년 약47억원에 달했지만, 2023년엔 약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실제 빚은 약128억원에 달했지만, 공시 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실제 이익을 따지는 당기순이익도 상승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은 약13억에서 2023년 약32억원으로 증가했다.

김호중이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을 생각하면, 수년간 공연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뺑소니 음주운전’과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라는 초유의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소속사가 사실상 폐업 수순에 이르게 됐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27일 “김호중 사태로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 임직원 전원이 퇴사하며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생각엔터 지분은 개인과 기업 등이 다양하게 소유하고 있다. 폐업 이후 지분 정리 절차를 밟게 될 경우 자산 정리에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생각엔터테인먼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광득 대표(28.4%), 최재호 이사(29.7%), 개그맨 정찬우(28.3%) 등 3인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10%)와 SBS미디어넷(3.6%)도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각엔터가 소속사 지분이 상당하게 쪼개져 있어서 청산 작업도 생각보다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중 사태로 소속사 다른 연예인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현재 생각엔터테인먼트에는 김호중을 비롯, 배우 김광규, 손호준, 이철민, 공정환, 그룹 TAN, 가수 금잔디, 방송인 허경환 등 다수 연예인이 소속돼 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소속 연예인과 협의 시 전속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해, 협의 시 어떠한 조건도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