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약속의 무대’ US여자오픈은 악전고투 중인 한국인 선수들에게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제79회 US여자오픈(총상금 1200만달러)이 3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583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대회에 한국인 선수는 20명 출전한다. 최장수 세계랭킹 1위 기록 보유자인 고진영(29·솔레어)을 비롯해 ‘리빙 레전드’ 신지애(36) 등 최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대회에는 박현경(23·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도 출전한다.

박현경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대회조직위원회와 인터뷰에서 “6년 전 처음 이 대회에 출전했을 때는 예선 통과가 목표였는데, 지금은 내가 얼마나 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며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긴 전장이다. 거리도 길고, 페어웨이가 좁으면서 그린 경사도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섬세하고 정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떤 성적을 내야겠다는 것보다는 내 실력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얼마나 통하는지를 살피고, 기량을 좀더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경처럼 KLPGA투어에서 활약하다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우승을 거머쥔 대표적인 인물이 전인지(30·KB금융그룹)다.

2015년 이 대회에 비회원으로 출전해 우승을 따낸 전인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진출해 메이저 3승을 포함해 통산 4승을 따냈다. 그는 랭커스터 지역에 장학재단을 설립해 선한 영향력 실천에도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전인지는 “좋은 추억이 많은 이곳에서 대회에 출전하게 돼 특별한 기분이다. 우승한 지 9년이 지났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며 “당시 우승 후 할 줄 아는 말이 ‘땡큐’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같은 홀인데 예전보다 더 긴 클럽을 잡아야 하고 그린도 딱딱해져 공이 떨어지는 지점을 잘 잡아야 한다”는 말로 9년 전보다 전장이 길어졌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자존심 회복에 도전하는 고진영도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2020년 US여자오픈 준우승이 이 대회 최고 성적인데 랭커스터CC는 처음이다.

그는 “(코스가) 전후반 스타일이 다른데 전반에는 짧은 아이언으로 공략하지만 그린이 작고, 후반에는 롱아이언 공략이 가능한데 그린이 큰 편”이라며 “많은 선수가 퀄리파잉 대회를 거치는데, 나는 면제권으로 출전할 수 있어서 그 점에 감사한다, 나흘동안 꾸준히 집중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다”는 말로 우승 열망을 대신했다.

세계 랭킹 10위인 김효주도 강력한 우승후보. 2018년 연장 끝에 아리야 쭈타누깐에게 우승컵을 내준 김효주는 “예전에 대회를 치른 코스인데도 마치 새로운 코스에서 경기하는 것 같다. 새 마음가짐으로 대회를 치를 것 같다”며 “그린 업다운이 심하고 페어웨이 언듈레이션의 변화가 크다. 그렇지만 우승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