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양=김민규 기자] “세계의 벽이 참 높다는 것을 실감했죠.”
준우승만 9회. 지독했던 ‘준우승 사슬’을 끊었다. 올해는 일찌감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시즌 다승도 바라보고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에 참가해 큰 무대도 경험했다. 늘 배우는 자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박현경은 오는 7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양양 설해원(파72·6652야드)에서 열리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에 출전해 우승 사냥에 나선다.
본격 대회에 앞서 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박현경은 “이틀 전 미국에서 귀국해 이제 시차 적응을 거의 다 했다. 컨디션도 점점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는 웬지 모르게 항상 잘하고 싶은 대회다. 지난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못 거둬서 올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현경은 2021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마냥 좋은 기억은 아니다. 지독시리 따라다녔던 ‘9회 준우승’ 시작점이 바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였기 때문. 이 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그해 6월 DB그룹 한국 여자오픈,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022년 7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그해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2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2023년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까지 준우승만 9회다.
그리고 그는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2년 5개월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올해는 지난해 준우승을 거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수확했다. 3년전 준우승을 ‘우승’으로 채우기 위해서라도 박현경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고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고전을 거듭하며 공동 39위(11오버파 291타)로 대회를 마쳤지만 컷 통과를 하며 자신감도 생겼다. 이제 다시 KLPGA투어에서 그의 용감한 도전이 시작됐다.
박현경은 “US여자오픈 출전하기 전에 (KLPGA투어에서) 우승을 하고 출국했다. 내 샷감도 좋은 상태라 생각하고 세계 무대에 갔는데 ‘많은 세계 선수들이 이 정도 샷감은 너무나도 당연한 거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며 “오히려 더 겸손한 자세로 한국에 돌아와 더욱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벽이 참 높다는 것을 실감했고 많이 배운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체력이나 컨디션도 문제 없다.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박현경은 “미국에서 화요일 오전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그날 일부러 낮잠을 안 자고 버텼더니 어제부터 (US여자오픈을) 안 다녀온 것처럼 컨디션이 좋다. 체력적인 문제는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고 웃으며 “이번 셀트리온 대회는 레이아웃도 어렵고 그린 주변도 어렵기 때문에 공략시점에 정확한 아이언 샷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