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무조건이에요, 무조건!”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 전가람(29)이 신신당부했다. 시즌 평균 그린적중률 2위(76.47%)에 빛나는 고감도 아이언 샷 비결을 공개하면서다.

전가람은 9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KPGA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9년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따낸지 5년 만이자 큰 대회에서 따낸 첫 우승이다. “큰 경기에 약한 편인데, 가정을 꾸린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커졌다. 대회에 임하는 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말로 우승 소감을 대신한 그는 “꾸준히 정상을 노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우승 동력은 역시 흔들림없는 아이언 샷. 이번대회에서도 그린적중률 79.17%로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2019년 SK텔레콤 오픈에서 동반 라운드한 ‘리빙 레전드’ 최경주(54·SK텔레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아이언 샷이다. 근래 본 후배들 중 아이언 샷은 전가람이 최고”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전가람은 흔들림없는 아이언 샷 비결을 묻자 “백스윙을 절대 크게 안한다”고 답했다. 그는 “TV중계화면상으로는 커 보일 수 있지만, 허리까지만 클럽을 들어올린다는 느낌으로 백스윙한다. 그러면 템포와 리듬 모두 좋아진다”고 부연했다. 그러더니 “백스윙이 큰 사람치고 (골프를) 잘하는 사람을 못봤다. 팔이 길고 짧은 것과 관계없이 백스윙은 무조건 작아야 한다. 백스윙이 크면 절대 잘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전가람의 백스윙은 상대적으로 짧아 보인다. 그립이 오른 어깨 위로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파워포지션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하기 직전 가속을 위해 어깨보다 살짝 올라가는 경우는 있지만, 대체로 어깨선에서 멈춘다. 전가람은 “백스윙이 크면, 팔로 깎아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는 클럽 헤드를 왼쪽 눈으로 볼 수 있을만큼 백스윙이 컸다. 크게 들면 내려오는 거리가 길어지므로 정교함과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경험을 빗대 ‘짧은 백스윙’을 강조하면서도 “나도 원래 팔이 길었는데, 20년가량 골프하다보니 짧아졌다”는 위트도 잊지 않았다.

아이언 샷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이유는 어프로치 자신감 결여 때문이다. 그는 “샷에 비해 퍼트가 7~8점 정도 수준이라면, 어프로치는 점수를 주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홀까지 10m가량 남겨두고 어프로치해서 2m 남겨두면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밝힌 그는 “고등학교 때 어프로치 실수가 잦아 일종의 트라우마가 됐다. 개선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그린을 놓치면 자멸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 악습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아이언 샷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집중한다. 그 결과가 ‘KPGA 선수권자’로 돌아왔으니 전가람에게는 ‘짧은 백스윙’이 정답인 셈이다. ‘깨백’이 목표라면, 백스윙 크기를 줄여보자.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