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늘 비가 문제다. 7월 장마철에 올스타전이 열리는 만큼 이 시기만 되면 기상예보를 바라보곤 한다. 올해도 그렇다. 오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되는 올스타전도 비가 예보됐다.

2일 오전 기상청에 따르면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리는 5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강수 확률은 30%. 하지만 강수 확률은 6일 오전에 70%, 오후에는 90%로 올라간다. 6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스타전 우천 취소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우천 취소된 올스타전은 다음날인 7일에 열린다.

그런데 7일도 문제다. 7일 오전 강수 확률이 90%다. 오후에 60%로 내려가지만 이틀 동안 비가 내리면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오후에 비가 그치거나 적게 내리면 올스타전을 치를 수는 있으나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은 사실상 브레이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주중 3연전을 지방에서 치르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팬들도 노심초사다. 이미 올스타전 티켓은 전석매진. 일찍이 예매 대란과 함께 표가 다 팔렸는데 비로 취소되면 허무하게 발길을 돌려야 한다. 6일에서 7일로 올스타전이 미뤄지면 이틀 연속 가슴을 졸이며 야구장을 찾거나 티켓을 환불받고 포기할 수밖에 없다. KBO리그 최고 스타를 한 자리에서 다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질 수 있다.

방법이 없지는 않다. 우천 취소 가능성이 없는 돔구장에서 올스타전을 하면 된다. 2016년 올스타전이 그랬다. 고척스카이돔 개장을 맞이해 최초로 돔구장에서 올스타전이 열렸다. 하지만 이후 고척 올스타전은 없다. 기본적으로 올스타전은 연말 구단의 요청에 맞춰 장소가 선정된다.

SSG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해 2020년에도 올스타전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당해 올스타전은 취소됐다. 2021년에는 2016년 이후 5년 만에 고척돔 올스타전을 계획했는데 이때도 코로나19 방역법 위반에 따른 시즌 중단으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2022년 잠실에서 3년 만에 올스타전이 열렸고 지난해에는 사직 구장에서 올스타전이 진행됐다. 2020년 올스타전 취소에 아쉬움을 삼켰던 SSG가 지난겨울 다시 올스타전 유치를 바라면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문학 올스타전이 확정됐다.

같은 구장이지만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 많이 달라졌다. 문학구장에서 인천SSG랜더스필드로 이름만 바뀐 게 아닌 대형 전광판과 다채로운 먹거리, 다양한 연령대를 수용하는 편의시설이 들어찼다. 충분히 멋진 올스타전을 기대할 수 있는데 날씨가 문제다.

시기와 시간적 제약이 많은 올스타전이다. 늘 장마철에 하는데 다음날이 지나버리면 다시 열릴 수도 없다. 비로 취소되면 올스타전에서 계획한 다양한 행사와 이를 준비한 업체들도 허무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기후 변화로 우기가 길어진 만큼 늘 올스타전 진행을 두고 하늘만 바라보는 현실이다.

매년 올스타전을 고척에서 진행하거나 비 예보가 있을 경우 올스타전 장소를 고척돔으로 옮기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고척으로 이동하면 관중석 규모는 작지만 우천 취소 변수는 완전히 사라진다. 2028년 청라돔이 개장하면 돔구장 관중석 규모는 더 커진다.

만일 이번 올스타전이 비로 취소된다면 1983년 7월1일 이후 첫 올스타전 취소가 된다. 당시에도 장소는 인천. 그런데 1983년에는 사흘 동안 세 곳에서 올스타전을 진행했다. 6월30일 대구. 그리고 7월2일로 예정된 잠실 올스타전이 비로 순연돼 7월4일에 열렸다.

즉 지금까지 우천으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해는 없다. 올해가 우천으로 인한 첫 올스타전 취소가 될지도 모른다. bng7@sportsseoul.com